
가정용 콘솔 게임기 시대를 연 아타리 2600이 돌아왔다. 지난 1977년 출시된 이후 46년 만이다. 8월 23일(현지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아타리가 아타리 2600의 후속작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후속작의 이름은 ‘아타리 2600 플러스’다. 아타리 2600 플러스는 원작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재현한 복각판이다. 기존 디자인은 물론 사용 방법까지 똑같이 구현했지만, 주변 기기와 연결성을 개선한 게 특징이다.
앞서 언급했듯 외형은 원조 아타리 2600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했다. 아타리 2600은 오래전 출시된 기기답게 전면에 목재 패널을 넣었다. 아타리 2600 플러스 역시 같은 자리에 목재 패널을 부착했다. 상단 중앙에 위치한 카트리지 삽입구, 그 주변에 배치된 4개의 토글형 스위치까지 원본 디자인을 전부 살렸다.
달라진 점도 적지 않다. 먼저 전체적인 크기가 줄었다. 크기는 원작의 80% 정도다. 카트리지가 잘 빠지도록 삽입구 설계도 개선했다고 한다. 외부 출력 디스플레이 연결용 HDMI 단자가 추가됐으며, 와이드 스크린 모드도 지원한다. 기존에 있던 컨트롤러 연결 아날로그 단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원작과 호환성에도 신경 썼다. 아타리 2600, 아타리 7800용 게임 카트리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혹여 보관해둔 구형 카트리지가 있다면, 아타리 2600 플러스로 구동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컨트롤러도 호환된다. 아타리 2600 플러스용 컨트롤러 CX 40 플러스를 오래된 아타리 콘솔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 콘솔이 아니기에 성능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저사양 전자 제품에나 쓰이는 록칩(RockChip) 3128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메모리 용량과 저장 공간은 각각 256MB에 불과하다. 메모리는 구형 DDR3 램(RAM)을 사용한다.
구성품은 조촐한 편이다. 본체, 컨트롤러 1개, 10 in 1 카트리지, 연결 케이블 정도다. 10 in 1 카트리지란, 10개의 게임을 하나의 카트리지에 담았다는 의미다.

공식 출시일은 11월 17일이다. 현재는 사전 주문만 받고 있다. 제품 출고가는 130달러(17만 4000원)으로, 콘솔치곤 저렴한 편이다. 컨트롤러와 같은 소모품도 별도 판매할 예정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아타리 2600 플러스 컨트롤러 출시 가격은 25달러(3만3000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 현재는 가정용 콘솔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게임을 하려면 오락실을 찾아야 했다. 밖에서나 즐길 수 있던 게임을 가정으로 가져온 업체가 바로 아타리다. 아타리는 가정용 게임기 퐁을 시작으로 1977년 아타리 2600을 출시해, 콘솔 게임기 시대를 열었다.
아타리 2600은 출시 첫 해 25만대, 이듬해 50만대가 팔렸다. 이후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1979년 크리스마스에만 100만대가 팔렸고, 1982년에는 800만대를 기록했다. 출시부터 1984년까지 총 3000만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타리가 저품질 게임을 마구잡이로 출시하면서, 몰락이 시작됐다. 1982년 출시된 이티(ET)는 당시 아타리의 행태를 잘 보여준다. 이티는 조악한 그래픽과 조작성으로 게임으로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이에 150만대 중 100만대가 반품됐다. 아타리는 350만개의 이티 재고를 떠안게 됐다.
아타리는 이티 재고를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자, 미국 뉴멕스코주 사막에 전부 매립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타리는 크게 기울었으며, 여파로 콘솔 업계도 크게 흔들렸다. 이 사건이 유명한 ‘아타리 쇼크’다. 즉 아타리 2600은 아타리의 흥망성쇠를 담고 있는 기기다. 복각판 아타리 2600 플러스가 큰 관심을 받는 이유다. 새 아타리 콘솔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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