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칩셋 제조사 엔비디아(NVIDIA)가 8월 22일(현지시간)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 렌더링 기술 ‘DLSS(Deep Learning Super Sampling) 3.5’를 발표했다.
DLSS는 화질과 성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AI 업스케일링 기술이다. 게임 화면을 실제 해상도보다 낮은 해상도로 렌더링한 다음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원본 해상도로 업스케일링한다. 보통 이렇게 해상도를 확대하면 화질이 손상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DLSS는 원본과 거의 같거나 더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게다가 낮은 해상도로 렌더링하므로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이는 곧 게임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
DLSS는 2019년 2월 처음 출시된 뒤로 화질과 성능을 수차례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왔다. 과연 이번에 발표한 DLSS 3.5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 DLSS 3.5, ‘레이 리컨스트럭션’으로 레이 트레이싱 성능 강화해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는 과정 (출처 : NVIDIA)
엔비디아는 DLSS 3.5에서 ‘레이 트레이싱(광선 추적)’ 성능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레이 트레이싱은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 표면에 반사되는 경로를 계산해 실제와 비슷한 광택을 구현하는 그래픽 기술이다.
게임에서 레이 트레이싱을 구현하는 단계는 ①장면을 생성하고 ②광원과 빛 반사 정보를 분석한 다음 ③장면 속 오브젝트에 광택을 입히는 순서로 진행된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장면 속 모든 오브젝트에 정확하게 광택을 입히는 건 어렵다.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영역이나 반사 정보가 불규칙한 부분에는 레이 트레이싱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어색해 보일 수 있다.
기존 레이 트레이싱은 광택이나 그림자, 반영이 잘못 적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처 : NVIDIA)
기존에는 어색해 보이는 영역을 ‘다중 노이즈 제거’ 기술로 보완했다. 해당 영역의 시간적·공간적 정보를 반영해 누락된 부분을 채우는 기술이다. 시간적 정보는 해당 영역의 앞뒤 프레임에서 광택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나타낸다. 공간적 정보는 영역 주변에 인접한 픽셀의 색을 가리킨다. 이런 정보를 반영해 광택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부분을 덧칠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완벽하지 않았다. 광택이 반짝거려야 할 부분이 흐려지거나 잘못된 정보를 반영해 실제 광택과 다른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DLSS 기술로 업스케일링할 때 해당 부분의 화질이 손상돼 뭉개진 것처럼 보인다는 문제도 있었다.
앨런 웨이크2 게임에 DLSS 3.5를 적용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 (출처 : NVIDIA)
DLSS 3.5에서는 이 문제를 ‘레이 리컨스트럭션(광선 재구성)’이라는 기술로 보완했다.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로 훈련된 레이 리컨스트럭션은 장면에 반영된 레이 트레이싱 효과를 인식하며, DLSS로 업스케일링할 때 필요한 화면 정보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해상도를 업스케일링해도 재구성된 부분이 뭉개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빛이 반사된 부분과 조명, 그림자가 한결 사실적으로 보여 몰입감을 한층 높인다.
■ 레이 리컨스트럭션, 화질·성능 얼마나 향상될까
DLSS 미적용 상태(왼쪽)와 DLSS 3.5를 적용한 모습(오른쪽) (출처 : NVIDIA)
엔비디아는 DLSS 3.5와 레이 리컨스트럭션을 적용한 게임 장면을 함께 공개했다. 기존에는 광택이나 물에 반사된 모습이 부분적으로 흐릿했던 게 DLSS 3.5를 적용하니 원본에 근접할 정도로 선명해졌다. 물에 반사된 글자를 보면 차이가 더 명확하게 느껴진다.
게임 성능이 떨어질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발표에 따르면 성능은 오히려 DLSS 3보다 향상된다.
사이버펑크 2077 DLSS 옵션별 화질과 프레임레이트 (출처 : NVIDIA)
엔비디아는 DLSS 버전에 따른 사이버펑크 2077 게임 성능을 시연했다. 먼저 DLSS를 끈 상태에서 프레임 레이트는 20fps 대에 그쳤다. 화면이 뚝뚝 끊겨 게임에 집중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DLSS 2를 적용하니 60fps대로 올라가 약간 쾌적해졌다.
프레임 보간 기술이 적용된 DLSS 3은 프레임 레이트를 100fps 정도까지 끌어올렸다. 이전 버전보다 한결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느낄 수 있다. DLSS 3.5는 바닥뿐만 아니라 벽이나 다른 물체에도 조명이 반사돼 사실적인 느낌을 한층 더했다. 그럼에도 프레임 레이트는 110fps 내외로 DLSS 3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 올 가을 정식 출시, 지원 기기는 “RTX 20 시리즈 이상”
DLSS 3.5는 언제 써볼 수 있을까. 엔비디아는 올 가을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임 중에서는 △사이버펑크 2077 △포탈 △앨런 웨이크2에 먼저 적용된다. 이외에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 △카오스 밴티지 △D5 렌더 같은 그래픽 렌더링 프로그램에도 DLSS 3.5와 레이 리컨스트럭션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다.
RTX 4090 그래픽카드 (출처 : NVIDIA)
발표에 따르면 엔비디아 RTX 20 시리즈부터 DLSS 3.5와 레이 리컨스트럭션을 지원한다. 이전 버전에서 지원하던 초해상도와 DLAA 기능도 그대로 제공한다. 단, 프레임 보간 기능은 기존처럼 RTX 40 시리즈 그래픽카드 사용 시에만 활성화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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