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워치 1세대 (출처:Google)
요즘 전자 제품 제조사는 자체 생태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제품군이 다르더라도, 같은 제조사 제품끼리 연동성이 뛰어난 이유다. ‘스마트워치로 스마트폰 잠금 해제’ 기능도 그중 하나다. 애플은 애플워치로 아이폰 잠금을 풀 수 있는 기능을 일찍이 도입했다. 삼성전자도 자사 스마트워치 사용 시 일정 시간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는 스마트락 기능을 만들었다.
지난해 하드웨어 역량 강화를 선언한 구글도 비슷한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구글은 올해 초 CES에서 ‘워치 언락(Watch Unlock)’이라는 기능을 선보였다. 워치 언락은 애플, 삼성전자에서 구현한 것처럼,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스마트폰 잠금을 푸는 기능이다. 구글이 워치 언락 개발을 거의 끝낸 듯하다. 최근 확실한 단서가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8월 18일(현지시간) XDA 디벨로퍼 편집장 출신 미샬 라먼(Mishaal Rahman)은 X(구 트위터)에서 “구글 플레이 콘솔 기기 목록에서 픽셀 워치 2가 발견됐다”며 “픽셀 워치 2는 스마트워치 잠금 해제 기능인 ‘액티브 언락’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액티브 언락은 안드로이드 13 API 중 하나다. 즉 기존 API를 활용해 워치 언락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출처:Mishaal Rahman X)
특히 라만은 같은 웨어OS 기반인 갤럭시 워치 6 시리즈도 같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 플레이 콘솔에서 동일 기능 사용 목록에 갤럭시 워치 6 시리즈가 포함돼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갤럭시 워치 4·5 시리즈는 지원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구 제품 역시 운영체제 판올림 이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X 사용자 어셈블디버그(AssembleDebug)는 워치 언락 사용 방법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이를 보면, 구글 워치 언락은 스마트폰 생체 인식 센서(지문·얼굴)가 작동에 실패할 경우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기능을 쓰려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 잠금이 해제되면 스마트워치로 알림이 전달된다. 스마트워치로 스마트폰을 잠글 수도 있다.
애플의 기능과 상당히 유사하다. 애플워치로 잠금 해제 기능 역시 아이폰 페이스ID가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작동하도록 만들어졌다. 참고로 애플워치로 잠금 해제 기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공식 출시됐다. 마스크 때문에 페이스ID 이용이 어려웠던 시절이다. 마스크 쓴 얼굴을 페이스ID가 인식하기 시작한 건 이듬해부터다.
(출처:Mishaal Rahman X)
구글 플레이 콘솔 목록상 픽셀 워치 2는 안드로이드 13을 사용한다고 적혀있는데, 이는 웨어OS 4를 탑재한다는 의미다. 웨어OS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웨어러블 기기용 OS다. 웨어OS 4는 안드로이드 13을 바탕으로 한다. 웨어OS 4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백업·복원이다. 구형 기기 설정과 정보를 새 스마트워치로 옮겨올 수 있다.
픽셀 워치 2 핵심 사양도 명확히 드러났다. 픽셀 워치 2는 SW5100이라는 모델 번호를 가진 퀄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즉 스냅드래곤 W5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프로세서 구성 요소도 퀄컴 스냅드래곤 W5와 일치한다. 중앙처리장치(CPU)는 ARM 코텍스(Cortex)-A53 코어 4개를 사용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퀄컴 아드레노 702가 쓰인다.
스냅드래곤 W5 1세대 CPU와 GPU가 딱 이 구성이다. 스냅드래곤 W5 1세대는 지난해 퀄컴이 발표한 차세대 웨어러블 프로세서로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한 게 특징이다. 스냅드래곤 W5 1세대는 기본형과 플러스(+)로 나뉜다. 두 라인업 차이는 보조 프로세서 유무다. 구글은 자체 보조 프로세서를 사용하기 위해 기본 프로세서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출처:9to5google)
픽셀 워치 1세대 사양이 실망했던 이들에겐 희소식이다. 이전 세대 픽셀 워치는 지난 2018년 출시된 엑시노스 9110이라는 구형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구형이기에 제조 공정, 코어 수, 최대 클럭 등 모든 부분에서 스냅드래곤 W5 1세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외 픽셀 워치 2는 384 x 384 해상도, 320ppi 사양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패널 종류는 기재되지 않았다.
픽셀 워치 1세대는 구글이 만든 첫 스마트워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새로운 신기능과 보다 빠른 프로세서로 무장한 픽셀 워치 2가 구글 스마트워치에 새로운 평가를 가져다 줄지 주목된다. 구글은 보통 하반기 10월 정도에 ‘메이드바이구글’ 행사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한다. 픽셀 워치 2도 이때 등장할 전망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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