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로이터)
엑스(X·옛 트위터)는 지난 3월 유료 구독 서비스 ‘트위터 블루(Twitter Blue)’를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보였습니다. 트위터 블루는 그동안 인증된 사용자에게 부여된 파란색 인증 배지를 유료화한 서비스에요. 매달 8달러를 내면 파란색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고, 30분 내 최대 5회 게시물 수정이 가능해요.
무료 버전에는 없던 게시물 수정 기능이 유료 버전에는 생긴 겁니다. 블루 멤버십 구독자가 기업이면 금색 배지를, 정부 기관이면 회색을 부여받게 돼요. 또 글자 수도 280자 제한인 무료 버전과 달리 최대 4000자까지 쓸 수 있죠.
사칭 계정으로 한차례 정비한 뒤 재출시한 트위터 블루…한계는 여전해
래퍼 이영지는 파란색 배지를 회수한 데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후 트위터 블루를 구독했지만, 최근 프로필 사진을 바꾼 탓에 파란색 배지가 숨김 처리된 상태다. (출처: 이영지 엑스 캡쳐)
사실 트위터 블루는 지난해 11월 출시됐지만, 여러 한계가 드러나면서 재검토를 거쳐야 했습니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사칭 문제였습니다. 일부 사용자가 유명인의 사칭 계정을 만든 뒤, 블루 멤버십 구독으로 인증 배지를 획득하는 게 논란이 됐어요. 이후 올해 초 재출시된 트위터 블루에 수많은 기업과 셀럽, 스포츠 스타의 계정에서 파란색 배지가 사라졌습니다.
일부는 사라진 배지를 보고 급하게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일부는 줬다 뺏는 게 어딨냐며 난색을 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트위터 블루 재정비에도 사칭 문제를 바로 잡는 데엔 한계가 있었습니다. 모든 공인에게 유료 요금제 가입을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만큼 여전히 사칭 가능성에 노출된 유명인 계정이 남아 있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아예 블루 멤버십 구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여전히 파란색 배지가 없다. (출처: 엑스 캡쳐)
파란색 체크는 이전부터 계정에 공신력을 부여하던 수단이었어요. 이를 받으려면 진정성, 유명성, 활동중 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했습니다. 하지만 엑스가 이를 유료화하면서 이제 돈만 주면 누구나 인증 배지를 살 수 있게 된 거죠.
이에 일부 기업과 정부 기관은 가짜 계정이 활개 치는 플랫폼에서 아예 떠나겠다고 선언했어요. 대표적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국(MTA)는 지난 4월 말, 트위터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더는 정보 트윗을 중단하겠다고 했죠. 여전히 사칭 계정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새로운 인증 절차가 도입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트위터도 새 인증 절차의 필요성을 인지한 듯해요.
이것은 무슨 배지일꼬? 새로운 ID 배지 발견…머지않아 출시될 듯
파란색 배지 옆에 검은색 사각형 안에 엑스 로고 배지가 새로운 인증 배지인듯 하다. (출처: 니마 오지 엑스)
지난 8월 17일(현지 시간), IT 매체 엔가젯(Engadget)은 엑스가 새로운 본인 확인 기능을 작업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이전에도 엑스의 공개되지 않은 기능을 자주 발견했던 앱 연구원 니마 오지(Nima Owji)가 가장 먼저 발견했는데요. 그는 이달 초, 일론 머스크의 프로필에서 ‘ID 인증(ID verification)’ 배지를 처음 보게 됐습니다.
니마 오지는 자신의 엑스에 스크린샷을 공유하고, 새로운 ID 인증을 부여받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했어요. 사용자는 엑스가 요구하는 추가 본인 확인 과정을 완료해야 합니다. 우선 사용자는 자신의 신분증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후 셀카를 업로드하면 됩니다. 아마도 신분증 사진과 셀카 사진을 대조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머스크의 계정에서 배지가 확인된 만큼, 공식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추측할 수 있습니다.
기능을 위해 신원 정보 회사와 파트너십…개인정보는 최대 30일 동안만 보관
(출처: 니마 오지 엑스)
한편 엑스는 이 기능을 구현하고자, 신원 정보 회사인 Au10tix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요. 따라서 사용자가 공유한 신분증과 셀카 사진 등 개인 정보는 엑습뿐만 아니라 파트너사도 조회할 수 있습니다. Au10tix는 전 세계적으로 합성 사진 패턴을 감지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이전에도 구글과 페이팔(PayPal), 우버와도 협력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기억할 건, 사용자가 생체 데이터와 사진을 포함한 개인 정보는 최대 30일 동안 보관되고, 엑스 이외에 파트너사에게도 정보가 공유됨을 기억해야 해요. 결국 엑스의 이러한 노력은 모두 사칭 계정을 방지하려는 노력에서 나옵니다. 앞서 엑스는 한 차례 재검토를 통해 나름대로 안전 도구를 갖추면서 트위터 불루를 출시했지만, 여전히 부족했어요. 과연, 엑스는 새로운 본인 인증 제도를 통해 비로소 유료 가입자를 늘리고 치열한 SNS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가 더욱 주목됩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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