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나인투파이브맥)
지난달 말, 일론 머스크 엑스(X·옛 트위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플랫폼의 이름을 ‘엑스’로 바꾸더니, 상징이던 파랑새도 없애버렸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알파벳 ‘X’를 새로운 로고로 세웠는데요. 이에 대한 이용자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트위터와 파랑새는 오랫동안 대중의 일상에 침투하며, 수많은 유행어와 밈(meme)을 생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플랫폼의 이름과 상징에 손을 대니, 이용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회사의 지향점과 트위터, 그리고 파랑새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트위터와 파랑새는 140자의 단문을 주고받던 시절에나 의미 있다고 말했죠. 그의 목표는 엑스를 메신저는 물론 금융 기능까지 지원하는 슈퍼 앱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재편의 적기라고 파악한 거예요.
이름 바꾼 엑스, 도메인 변경하며 트위터 지우기 속도 낸다
(출처: 나인투파이브맥)
리브랜딩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에는 과거 잔재를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트위터 시절 쓰이던 사무실 물품을 온라인 경매에 내놓더니, 현재는 도메인 변경을 진행 중이에요. 지난 8월 12일(현지 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트위터가 엑스로 리브랜딩 한 도메인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도메인이 ‘twitter.com’으로 표시됐는데, 이제부터는 ‘x.com’으로 표시되는 겁니다.
물론 해당 변경 사항은 안드로이드 앱이나 웹사이트 버전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iOS 앱에만 적용된 것으로 파악돼요. 실제로 아이폰 엑스 앱에서 게시글 URL을 복사해 메모장에 붙여넣기 해봤을 때, 도메인이 ‘x.com’으로 표시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버지에 따르면 조만간 안드로이드와 웹에서도 도메인 변경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해요.
머스크의 보복일까…스레드 NYT 등 일부 링크, 접속 지연 현상 발생
(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그런데, 도메인 변경이 한창이던 때에 엑스 내에서 다른 링크로 이동할 때 일부 웹사이트의 접속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요.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엑스 게시물에 삽입된 링크에서 일부 언론사와 경쟁 플랫폼에 접속하려고 할 때 로딩 속도가 상당히 느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문제를 가장 처음 발견한 건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 해커 뉴스(Hacker News)의 한 사용자로, 특정 링크를 접속했을 때 약 5초 간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해요.
뉴욕타임스가 트위터 블루 유료 인증 요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하자, 일론 머스크는 블루 체크를 압수한 바 있다. (출처: 트위터 캡쳐)
영향을 받은 웹사이트는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와 같은 언론사를 포함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블루스카이(Bluesky), 서브스택(Substack) 등의 소셜미디어(SNS)였어요.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유튜브와 같은 다른 웹사이트는 대부분 1초 만에 접속됐지만, 영향을 받은 웹사이트는 5초의 지연 현상이 있었다고 해요. 이 문제를 처음 보고한 해커 뉴스 사용자는 “너무 일관적이라 분명히 고의적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상이 된 이들의 특징? 경쟁 플랫폼이거나 머스크와 안 좋은 관계인 언론사
(출처: 로이터)
공교롭게도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한 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었어요. 특히 뉴욕타임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한 비판적인 기사를 연달아 내보내며 머스크와 대치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유료 인증 서비스 ‘트위터 블루(Twitter Blue)’를 출시했을 때도 공개적으로 이를 비판해, 머스크가 NYT 기사를 ‘설사’에 비유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죠.
이외에 메타의 인스타그램, 스레드, 페이스북과 블루스카이, 서브스택이라는 경쟁 플랫폼도 접속에 차질을 빚었는데요. 이들 모두 엑스와 경쟁 관계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특히 스레드의 경우 지난달 메타가 출시한 텍스트 기반 SNS로 특히 머스크의 따가운 눈총을 사기도 했습니다.
(출처: 메타)
블루스카이는 트위터의 공동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가 참여한 SNS로, 트위터의 또 다른 대안으로 꼽혔어요. 서브스택은 이미 한차례 링크 공유를 금지한 바 있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때는 지난 4월이었는데요. 당시, 엑스는 서브스택이 회사와 유사한 기능을 출시하자, ‘안전하지 않은 링크가 포함됐다’며 서브스택 링크 공유를 전면 금지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특정 웹사이트를 고의로 접속 지연시키는 건 해당 웹사이트의 사용자 야기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해당 조치로 머스크가 싫어하는 언론사와 플랫폼의 트래픽과 광고 수익을 빼앗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NYT는 15일에 발생한 접속 지연 현상으로 트래픽이 감소했습니다. NYT 측 대변인은 “불분명한 이유로 언론사에 압력을 가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어요. 한편, 언제나 그랬듯이, 엑스는 묵묵부답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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