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oogle)
초창기 스마트폰을 보면 디스플레이 주변을 두꺼운 베젤이 둘러싼 형태인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베젤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제조사들이 베젤이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맞이한 곳은 상단 베젤이다. 원래 이곳은 근접 센서, 조도 센서, 전면 카메라와 같은 중요한 부품이 집약돼 있어, 쉽게 두께를 줄이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졌다.
물론 처음부터 상단 베젤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노치 디자인이 대표적인 예다. 노치 디자인은 센서와 전면 카메라를 상단 베젤 중앙에 밀집한 형태다. 부품을 집적해 상단 베젤 면적을 좁힌 것이다. 이후 나온 형태가 펀치홀이다. 펀치홀은 센서를 디스플레이 안으로 넣고, 전면 카메라만 남겨둔 디자인이다.
최근 제조사들은 UDC라는 기술을 활용해, 전면 카메라마저 보이지 않게 처리하려 한다. UDC란 ‘Under Display Camera’의 약자로 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에 숨기는 기술이다. 다른 말로는 UPC(Under Panel Camera)라고 불린다. 아직 널리 쓰이는 기술은 아니다. 삼성전자, 샤오미 등 일부 제조사만 UDC를 적용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기술 완성도도 아직 부족하다. UDC 부위를 자세히 보면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와 달리 모기장 모양을 하고 있으며 눈에도 잘 띈다. 카메라 촬영 품질도 저하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UDC 구현 방식에 있다. UDC는 보통 카메라 부위 디스플레이 픽셀 밀집도를 줄이거나, 픽셀 크기를 줄여서 만든다. 평소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면서 카메라 촬영도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은 UDC 기기 촬영 품질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마련하고 있다. 8월 8일(현지시간) 특허 전문 매체 페이턴틀리애플(PatentlyApple)에 따르면 구글은 유럽 특허청(EPO)에 ‘UDC 카메라 시스템과 장치’라는 이름의 특허(공개 번호:EP4218225)를 출원했다. 특허에는 UDC 카메라 품질 저하가 발생하는 이유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이 준비한 기술이 담겨있다.
구글이 생각하는 UDC 구조는 큰 틀에서 다른 제조사와 다르지 않다. OLED와 같은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 아래에 카메라를 탑재하는 것이다. 발광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카메라 부위 픽셀만 켜고 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구글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들어온 빛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거나 변형시키는 별도 층을 추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출처:PatentlyApple)
특허를 보면, 구글 UDC 카메라는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 컬러 이미지용, 흑백 이미지용 센서와 같이 용도별로 나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빛을 조절하는 각 층은 센서와 함께 작동해, 이미지와 동영상 촬영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구글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촬영한 이미지는 머신 러닝을 활용한 디지털 처리 과정을 거쳐 고품질 이미지로 보정된다.
단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구글은 센서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층이 어떤 방식으로 빛을 왜곡·차단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층을 구성하는 물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좋은 품질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건지 불명확하다. 또 머신 러닝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UDC 촬영 품질을 개선하는 방법은 이미 쓰이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4부터 UDC 촬영 품질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을 접목했다. 곧 출시할 갤럭시 폴드 5는 더 정교해진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갔다. 갤럭시 폴드 시리즈에 접목된 기술 중 하나는 멀티 프레임 합성이다. 이는 촬영 시 여러 장을 촬영해 합성하는 기술로, 품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다.
(출처:PatentlyApple)
조만간 발표될 구글 픽셀 8 시리즈에 새 UDC 특허가 적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허는 아직 출원된 상태에 불과하다. 구글이 특허 기술을 사용한다는 보장도 없다. 구글과 같은 공룡 기업은 기술 선점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특허를 내는 경향이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구글이 출원한 UDC 관련 특허가 공개됐지만, 이를 적용한 구글 스마트폰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 구글 특허는 삼각 프리즘으로 디스플레이 안으로 들어온 빛을 센서로 보내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카메라 센서가 가로 방향으로 누워 있어, 프리즘으로 방향을 꺾어준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에 자주 탑재되는 잠명경 카메라와 비슷하다. 잠망경 카메라도 거울이나 프리즘을 이용해 빛을 굴절시켜 센서로 보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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