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은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WWDC에서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 17’을 공개했다. iOS 17에는 스탠바이 모드, 메시지 스티커, 보이스 메일 등 한눈에 봐도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한 기능들이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iOS 17은 올가을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공개는 6월에 해놓고 약 3~4개월을 마냥 기다려야 한다니.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버전을 미리 사용해 볼 수는 없을까? 때마침 애플이 7월 12일(현지시간) iOS 17 퍼블릭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퍼블릭 베타는 일반 사용자도 새로운 기능을 사용해 볼 수 있는 버전이다. 아이폰 유저라면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 것.
결국 가을까지 기다리긴 힘들 것 같아 직접 설치해 보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애플 베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접속한 뒤 로그인하여 프로파일을 먼저 다운받아야 한다. 그다음 설정 > 일반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들어가 iOS 17 퍼블릭 베타를 선택하고 다운로드 및 설치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참고로 버그가 발생할 만약을 대비해 모든 데이터는 미리 백업해 두는 게 좋다. 새로운 기능보다도 우리의 정신 건강이 더 소중하니까.
며칠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더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어 있었다. 특히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꽤 많아졌다고 느꼈다. 그래서 새로운 iOS 17, 화려한 것들은 잠시 제쳐두고 진짜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 위주로 몇 가지 소개해 볼까 한다.
(출처: 나인투파이브맥)
① 이전 암호 기능 🔒
‘암호를 잊어버렸습니까?’. 아이폰 비밀번호를 여러 번 틀리면 표시되는 문구다. 요즘은 최신 아이폰 대부분 페이스ID를 지원하면서 이럴 일은 줄어들었지만, 암호를 설정해 놓았는데 까먹으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암호를 계속 틀리면 아이폰은 결국 ‘기기를 사용할 수 없음’ 또는 ‘보안상 잠김’ 상태에 놓인다. 이를 다시 복구하려면 PC를 통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출처: 애플)
다행히 iOS 17에서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이전 암호’ 기능이 제공된다. 이전 암호는 비밀번호를 연속해 틀렸을 경우, 이전에 사용했던 암호를 입력하여 새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활성화 방법은 쉽다. 설정 앱 > Face ID 및 암호에 들어가 새로운 암호를 설정하면 ‘이전 암호’ 토글이 형성된다. 이를 활성화하면 끝. 그러면 비밀번호를 여러 번 틀려 아이폰이 일정 시간 동안 잠겼을 경우 이전 암호로 풀 수 있다.
② 네임드랍과 에어드랍 📲
애플은 이번 iOS 17 에어드랍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추가했다. 현재는 파일이나 데이터를 선택해 공유 버튼을 누른 다음, 보낼 사람을 직접 지정해 전송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iOS 17에서는 보낼 사람 지정하는 과정 대신 기기만 가까이 가져다 대면 파일을 보낼 수 있다.
한 번 연결되면 기기가 멀어져도 파일은 계속 전송되는 기능도 추가됐다. 원래는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는 자리를 벗어나도 클라우드 망을 통해 전송된다. 용량이 큰 파일을 보내는 경우에 긴 시간을 전부 기다리지 않아도 돼 편리할 듯하다.
(출처: 애플)
에어드랍을 활용해 연락처를 좀 더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네임드랍(NameDrop)’이라는 기능도 새로 생겼다. 서로의 아이폰을 가까이 대기만 하면 연락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폰-아이폰 외에도 아이폰-애플워치 사이에서도 작동한다. 직접 사용해 보니 연락처 앱에 직접 들어가 에어드랍으로 공유할 필요 없이 아이폰끼리 손쉽게 연락처를 주고받을 수 있어 무척 편리했다.
③ 배경 화면 🌌
지난 iOS 16 업데이트 당시 배경 화면 기능이 크게 개선됐던 것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사용자화 배경 화면을 여러 개 생성해 쉽게 교체해 가며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잠금 화면 글꼴과 색상을 바꿀 수 있고, 위젯을 추가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됐다. 당시 이 변화를 반가워하는 유저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에서도 일부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우선 애플이 제공하는 기본 행성 이미지가 추가된다. 심플하고 깔끔한 화면을 좋아한다면 이를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좌 – 업데이트 전 / 우 – iOS 17 업데이트 후
기존에 이미지를 활용해 배경 화면을 설정하던 사람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변화도 있다. 배경 화면 설정 시 부족한 이미지 부분을 그라데이션으로 채워주는 기능이 추가된 것. 아이폰 화면 크기와 다른 이미지를 배경으로 설정하면 확대되면서 잘리고 화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새로운 버전부터는 크기에 맞지 않아도 이미지를 축소하기만 하면 그라데이션으로 나머지 부분을 처리해 자연스러운 화면을 만들 수 있다.
④ 미리 알림 📝🔈
(출처: 애플)
아이폰 기본 앱에 진심이라면 ‘미리 알림’을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다른 앱들에 비해 많이 활용되지는 않지만, 작성한 목록에 대해 알림을 받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고 있다.
미리 알림에서는 원하는 목록을 자유롭게 추가해 세부 항목을 입력할 수 있는데, iOS 17부터는 ‘식료품’이라는 목록 유형이 추가된다.
이는 장보기 리스트를 작성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목록 유형을 식료품으로 지정하면 아래의 이미지처럼 세부 사항을 자동 분류해 준다. 양파나 사과는 ‘농산물’, 요거트와 계란은 ‘유제품, 계란 및 치즈’, 칫솔이나 샴푸는 ‘개인 생활용품 및 건강’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식이다.
대화형 (인터렉티브) 위젯 (출처: 애플)
이외에도 iOS 17에 대화형 위젯 기능이 추가되면서 미리 알림을 투두리스트 앱처럼 활용하기 좋아졌다. 기존에는 미리 알림 위젯을 홈 화면에 추가하더라도 항목만 볼 수 있고 체크 표시를 할 수 없었다.
이미 미리 알림을 투두리스트로 활용하는 유저들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완료된 항목을 체크하기 위해선 앱을 실행하거나, 알림에서 처리해야 했다.
투두리스트는 할 일을 완수한 뒤 체크 표시할 때 느껴지는 뿌듯함이 매력이다. iOS 17에서는 위젯에서 완료된 항목을 바로 체크할 수 있어 미리 알림의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⑤ 사파리 🖥️
iOS 17의 사파리에는 프로파일을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프로파일은 쉽게 말해 사용자를 여러 개 설정하는 것이다. 설정 앱 > 사파리에 들어가서 추가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은 목적에 따라 프로파일을 만들어 분류를 편리하게 해 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생이 과제별로 자료 조사를 할 경우, 순차적으로 하나씩 한다면 문제가 없을 테다. 하지만 마감 등 여러 문제로 동시에 과제를 진행할 경우 띄워놓은 브라우저 탭은 하나씩 늘어나고, 점점 뒤죽박죽 섞여 버리게 된다. 이럴 때 과제별로 프로파일을 만들어 브라우징 한다면 쉽게 검색 자료들을 분류해 놓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사파리 ‘기록 지우기’ 기능이 개선된다. 지난 1시간, 오늘, 모든 방문 기록 등 자신이 원하는 기준에 맞춰 기록을 삭제할 수 있다. 프로파일마다 삭제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전 버전 역시 설정 앱 > 사파리에서 검색 기록을 지울 수 있지만, 별도의 시간 설정은 불가했다. 지우려면 여태까지의 모든 기록을 한 번에 날려야만 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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