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주위에서는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냉방, 세탁, 공기 청정 같은 본업은 기본으로 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에 여러 기능을 갖춘 제품이 너무나도 많다.
LG 전자는 특히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에 진심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아트쿨’이 있다. 해당 제품은 집 안에 액자처럼 걸어두고 사용하는 일명 ‘액자형 에어컨’이다. 액자 형태를 갖추기 위해 에어컨에 국내 최초로 27인치 LCD 화면 커버 스크린을 탑재했다. 소비자는 취향에 따라 커버 스크린 화면을 골라 액자처럼 연출 가능하다.
이 밖에도 테이블형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와 무빙 스탠드 스크린 ‘스탠바이미’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와 ‘더 프레임 TV’를 선보였다. 지난 2019년 출시된 비스포크 냉장고는 원하는 대로 패널 사이즈와 색상을 변경할 수 있어 마치 인테리어 벽처럼 연출이 가능하다. 더 프레임 TV는 지난 2017년 출시된 제품으로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미술 작품이나 사진 등을 스크린에 띄워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가전업계에서 너도나도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을 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 제품을 바라보는 젊은 소비자층의 관점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 2030세대(넓게는 40대까지 포함)는 이전 세대처럼 집이나 가전제품을 단순히 재산으로 취급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힐링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2030세대는 자신만의 가심비를 따져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가전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서 가심비란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일컫는 말이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품질을 따지는 기준이라면, 가심비는 여기에 주관적인 만족도까지 더한 개념이다.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개념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은 2020년 8월 자사 뉴스룸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공간에 대해 애착을 두고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나심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전 업계는 2030세대 공략에 힘쓰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당장은 구매력이 낮을지 몰라도 결국 이들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에 이들 위주로 신제품 방향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젊은 소비자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활용도에 디자인 요소를 더한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을 출시한다는 것.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 다행히 두 기업 제품 모두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LG 스탠바이미는 지난 2021년 7월 출시 이후 예상을 뒤엎는 기록을 세웠다. 온라인브랜드숍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첫 예약판매에서 사전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완판되는 일이 벌어진 것.
같은 해 8월에 있었던 본 판매에서도 준비한 수량이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고 한다. LG 오브제컬렉션 아트쿨이나 에어로퍼니처는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제품으로 오프라인에서 관련 팝업스토어를 진행 중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출시 후 3개월 만에 삼성전자 냉장고 매출의 65%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200만 대를 판매됐다고 한다. 현재 비스포크 가전은 냉장고를 시작으로 24종의 제품이 출시됐으며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프레임 TV 역시 2021년 기준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제품 활용도가 높고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서 마냥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가전은 비교적 오랜 기간 사용해야 하는 제품인 만큼 성능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은 성능도 빼놓지 않았다.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아트쿨은 우수한 냉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LG 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냉방면적은 22.8제곱미터(7평형)으로 좌우 아래 세 방향으로 냉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디지털 액자로만 사용 시, 월 전기요금은 1,000원 수준(하루 8시간 사용 기준)으로 LCD 패널 자체에서도 전력 소모가 크지 않다.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는 극 초미세먼지를 포함해 유해가스까지 제거하는 공기청정 필터를 탑재했다. UV 나노 기능을 통해 바람을 내보내는 팬을 UV LED로 살균해 유해 세균을 99.99% 제거해주기도 한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절전 가전 중 하나다. 특히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 대비 22% 소비전력량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음성비서 ‘빅스비’로 삼성 TV 플러스를 실행할 수 있다.


다만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 요소까지 갖추다 보니 가격이 비싼 편이다. LG 스탠바이미 공식 출하가는 109만 원이었는데, TV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뿐더러 FHD 해상도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있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역시 모델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4도어 기준 200만 원 중후반 가격대로 판매 중이다. 여기에 각종 디자인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대는 더 올라간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활용도가 높고 디자인이 우수하다면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을 구매할 의향이 있어 보인다. 국내 가전업계는 이러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각종 팝업 스토어 행사를 열거나, SNS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신개념 인테리어 가전에 대한 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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