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플립 5세대를 공개했다. 폴드·플립 5세대의 가장 큰 변화는 힌지 설계다. 삼성전자는 그간 U자형(하이드어웨이) 힌지를 고수했다. U자형 힌지는 내구성이 우수하지만, 접었을 때 화면 사이에 틈이 발생한다. 폴드·플립 5세대는 다르다. 새로운 힌지를 사용해 화면 사이 틈을 거의 없앴다.
삼성전자는 7월 2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에 플렉스 힌지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플렉스 힌지란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한 물방울 힌지다. 물방울 힌지는 폴더블폰을 접을 때 화면이 ‘물방울 모양’으로 크게 휘어지는 설계를 의미한다. 플렉스 힌지는 기존 물방울 힌지의 단점을 개선한 부품이다.
폴더블폰 힌지는 크게 물방울 힌지와 U자 힌지로 나뉜다. 물방울 힌지는 삼성전자 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애용하던 방식이다. 화웨이, 모토로라, 오포, 샤오미 등 중국 폴더블폰은 거의 다 물방울 힌지를 탑재했는데, 화면이 접히는 반경을 넓혀 주름을 개선할 수 있다. 접을 때 양쪽 화면을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출처:삼성전자)
U자 힌지는 삼성전자가 사용하던 방식으로 화면을 ‘U자 모양’으로 접는다. 그러다 보니 선명한 주름이 남고 틈이 생긴다. 대신 내구성이 좋고, 이물질 유입에 강하다. 화면을 펼친 상태로 고정하는 ‘프리스탑’ 매커니즘 구현에도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자사 폴더블폰에 U자형 힌지를 고수한 이유다.
플렉스 힌지는 두 방식의 장점을 모두 취합한 설계로 보인다. 이를 적용한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는 접을 때 두 화면이 일정한 간격으로 밀착돼 있다. 이전 세대 제품은 힌지 부위에 가까울수록 틈이 벌어진다. 그래서 두께를 줄이기 어려웠다.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는 틈을 최소화해, 전 세대보다 두께가 2mm 얇다.
화면 주름도 이전보다 옅어졌다. 기존 제품은 깊은 일자 주름이 생겼다. 원래 물방울 힌지는 구조적으로 프리 스탑과 방수가 쉽지 않다. 화면이 말려들어 가 내부에 틈이 생겨서다. 플렉스 힌지는 두 기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는 프리스탑 기능과 IPX8 등급 방수를 지원한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행사에서 “외부 충격을 줄이고 안정성과 견고함을 취하기 위해 이중 레일 구조로 힌지를 설계했다”며 “재설계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플렉스 모드(프리스탑 기반)를 구현을 위해 충분한 내구성과 강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힌지는 원하는 화면을 각도로 고정할 수 있고, 이전처럼 IPX8 등급 방수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단 삼성전자만 이 같은 힌지 설계를 적용한 건 아니다. 최근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물방울 힌지에 방수 기능을 결합한 방식을 하나둘 채택하고 있다. 폴더블폰 업계 약세인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앞서 중국 화웨이는 올해 초 방수 지원 물방울 힌지를 탑재한 메이트 X3를 출시한 바 있다. 갤럭시 폴드 시리즈와 같은 IPX 8 방수 등급이다.
모토로라 최신 폴더블폰 레이저 40 시리즈도 부분적으로 방수 문제를 해결했다. 갤럭시 대비 방수 등급은 낮다. 내달 출시 예정인 샤오미 믹스 폴드 3세대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한 힌지를 탑재한다고 알려졌다. 뒤늦게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구글도 마찬가지다. 구글 픽셀 폴드 역시 방수를 지원하는 물방울 힌지를 적용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한발 늦은 감이 있지만, 중요한 건 실제 성능과 내구성이다. 같은 형태와 비슷한 기능을 구현했더라도, 품질까지 똑같진 않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가 힌지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문제 될 건 없다. 예컨대 아직 경쟁 폴더블폰 중에선 프리스탑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제품이 많다. 힌지 내구성을 앞세웠다가, 화면 고정이 되지 않아 굴욕을 당한 제품이 수두룩하다. 프리스탑은 힌지 강성이 좋아야 제대로 활용 가능하다.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는 이제 막 베일을 벗었을 뿐이다. 아직 새로운 힌지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갤럭시 폴드·플립 5세대가 경쟁 제품을 뛰어넘는 힌지 품질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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