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Giphy)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가 ‘래리(Larry)’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셨나요. 지난 2012년, 당시 회사의 광고책임자 더그 바우먼(Doug Bowman)은 새로운 로고를 발표하며 “트위터는 래리고 래리는 트위터다”라고 말했어요. 그의 말은 현실이 됐습니다. 2012년부터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파랑새 로고는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트위터의 상징으로 거듭났으니까요.
사실, 지금의 로고가 완성되기까지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2006년 트위터가 탄생했을 무렵, 잭 도시(Jack Dorsey)를 비롯한 회사 창업 멤버들은 로고 개발 작업에 착수합니다. 이들은 트위터라는 명칭이 ‘새가 지저귄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만큼 로고에 새를 넣고 싶었어요.
3번에 걸쳐 지금의 모습으로…15달러에서 수백억대 몸값 된 파랑새
트위터 로고 변천사 (출처: 뉴욕타임스)
결국 트위터 창업 멤버들은 아이스톡(iStock)에서 15달러를 주고 파랑새 캐릭터를 삽니다. 1기 래리의 모습은 그저 파란색 새가 나무에 앉아 있는 모양으로, 지금보다는 더 그림같았죠. 처음 래리를 그린 사람은 당시 일본에 거주 중이던 영국 디자이너 사이먼 옥슬리(Simon Oxley)였습니다. 그렇게 해당 로고는 3년 동안 꾸준히 사용되죠.
하지만 이후 래리는 2009~2010년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비즈 스톤(Biz Stone)과 디자이너 필립 파스구쪼(Philip Pascuzzo)에 의해 두 차례 더 수정됩니다. 2009년에는 큰 눈이 있는 파랑새 로고였다면, 2010년에는 눈이 없고 앞머리를 세운 파랑새 로고가 등장합니다.
트위터 2010년 로고(좌측)와 2012년부터 현재 로고(우측) (츨처: 지디넷)
이후 2012년이 돼서야 현재 모습이 된 건데요. 2012년 탄생한 래리는 과거보다 조금 더 날씬하고 머리도 손질한 게 특징이었어요. 또 과거의 새는 대지를 향해 날았다면, 2012년 래리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였죠.
인수하자마자 법인명도 바꾸더니…그놈의 ‘X’ 사랑, 머스크 또 일냈다
(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그러던 지난 7월 23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트위터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는 점진적으로 모든 파랑새에게 작별을 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려 10년 넘게 사용한 파랑새 로고를 바꾸겠다는 건데요. 그는 “만약 오늘 밤 업로드할 ‘X’ 로고의 반응이 괜찮으면 내일부터 전 세계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예고했어요.
이어서 그는 새 로고로 추측되는 알파벳 ‘X’ 모양이 로고가 깜빡이는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이 날 실시간 음성 커뮤니티 기능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 Space)’에서도 로고를 변경할 것이냐는 질문도 받았는데, 그는 “그렇다, 오래전에 바꿔야 했다”고 말했어요. 지난해 머스크는 ‘X 법인(X Corp)’을 새로 설립한 후, 트위터를 해당 법인과 합병시켰어요. 새로운 로고도 법인명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시바견 로고로도 장난치더니…결국 진심이었다! 슈퍼앱 향한 머스크의 갈망일까
(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쳐)
앞서 지난 4월, 트위터 웹사이트 로고가 갑작스레 도지코인 상징 캐릭터 시바견으로 바뀐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사용자가 파랑새 로고가 사라지는 것이냐며 혼란을 겪어야 했어요. 도지코인은 2013년 탄생한 가상화폐로, 주류 화폐를 패러디한 ‘밈 코인(Meme Coin)’입니다. 머스크는 꽤 오랜 시간 도지코인을 트위터와 각종 인터뷰에서 언급하며 도지코인 가격을 요동치게 했어요. 하지만 해당 사건은 그저 해프닝처럼 지나갔고, 그렇게 잊히는 듯했습니다.
인수 전부터 트위터 로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일론 머스크는 결국 트위터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는 파랑새 로고마저 버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전과 달리 그저 헤프닝처럼 지나갈 것 같진 않은데요. 10년 넘게 트위터의 상징으로 존재했던 로고가 내일이면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지도 모릅니다.
(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앞서 지난 3월,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새로운 비전을 담은 ‘트위터 2.0’을 설명하면서 “단순 소셜미디어에 그치지 않고 금융 생활의 중심이 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말해, 머스크는 트위터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결제, 차량호출, 메시지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으로 만들고 싶은 건데요. 결국 로고 변경도 트위터를 슈퍼 앱으로 확장하려는 머스크의 계획과 연관된 게 아닐까 싶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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