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도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언론이 긴장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제보자 3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구글이 뉴스 기사를 작성하는 AI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7월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구글이 이 기술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 ‘뉴스 코퍼레이션’을 비롯한 언론 기관 임원들에게 시연했다고 알렸다.
■ 구글 AI, 기자 일자리 뺏을까?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언론 기관 임원들에게 시연한 기술을 ‘제네시스’라고 불렀다. 뉴욕타임스는 제보자의 의견을 인용하면서 제네시스가 현재 발생한 주요 이슈에 대한 세부 정보를 수집하고 뉴스 기사를 생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보자 세 명 중 한 사람은 제네시스가 기자를 위한 일종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기자의 작업 일부를 대신하거나 자동화해 시간을 절약한다는 이야기다. 다른 두 사람은 이 기술이 정확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기자가 들이는 노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다양한 업계에서 AI에 일자리를 뺏기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올해 4월 9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직군을 정리해 보도했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개발자, 광고·저널리즘·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미디어 분야 직업들이 꼽혔다. 법률이나 시장·금융 분석 관련 직무도 AI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며, 교사나 상담원처럼 사람을 직접 대하는 직업도 예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구글이 테스트 중이라는 ‘제네시스’가 기자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기사를 작성한다면 전 세계 수많은 기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 구글, “제네시스는 기자 역할 대체 못 해”
하지만 소식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구글은 7월 20일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한 해명글을 공유했다. 일단 제네시스는 기사 작성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글은 기자의 일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조하는 AI 도구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헤드라인을 작성하거나 글쓰기 스타일 옵션을 제시하도록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현재 지메일과 구글 문서에서 사용하는 AI 기반 보조 도구처럼 기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이슈를 파악하고 사실을 확인한 다음 기사를 작성하는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게 아니며, 대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갈 길 먼 AI, 섣불리 쓰다 낭패 보기 쉬워
구글의 해명대로 아직 AI는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하기 어렵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능력은 우수하지만 사실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달 초 미국 매체 기즈모도(Gizmodo)에 스타워즈 시리즈를 소개하는 기사가 게재됐다. 하지만 기사는 잘못된 사실들로 가득했다. 시리즈를 연대순으로 나열하지 못했고 영화 속 사건 순서도 틀렸다. 일부 작품이나 등장인물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기즈모도 부편집장 제임스 위트브룩은 경영진이 AI를 사용해 일방적으로 발행한 기사라고 해명했다. 그는 기사가 편집자 검토 없이 발행됐으며 내용은 조잡하고 오류도 많았다고 비판했다. 기즈모도 외에도 AI 기반 기사 자동 작성 기술을 도입했다 잘못된 정보를 전하면서 정정 보도한 사례가 적지 않다.
구글 AI 챗봇 ‘바드(Bard)’도 잘못된 정보로 골치를 앓았다. 올해 2월 바드 서비스를 홍보하는 광고가 문제였다. 광고에서 바드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어떤 걸 발견했는지 9살 아이에게 설명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바드는 여러 답변을 제시했다. 하지만 바드가 제시한 답변이 틀렸다는 게 뒤늦게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9% 하락했고 시장 가치는 1000억 달러 떨어졌다.
구글의 해명대로라면 ‘제네시스’는 기자가 기사를 작성할 때 간단한 도움을 주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 내용을 분석해 적절한 제목이나 부제를 만들고, 오탈자나 잘못된 문법을 고치는 정도는 가능할 듯하다. 따라서 기사 작성에 들이는 시간을 절약하는 데에는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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