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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열풍으로 테크 기업의 관심사는 생성형 AI로 쏠려 있는 듯 하다. 여러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구글도 지난 2월 발 빠르게 자체 챗봇 ‘바드(Bard)’를 선보였다.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의식해 서둘러 공개했으나, 부족한 답변 정확성을 보이며 혹평을 얻긴 했지만. 이후 지난 5월에 열린 구글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좀 더 개선된 모습을 선보이며 자존심을 지키기는 했다.
구글 바드 (출처: 구글)
그런데 구글은 바드 외에도 또다른 AI 챗봇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7월 11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Z세대’ 사용자를 위한 AI 챗봇을 별도로 개발 중이었다고 한다. 다만 현재는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체는 구글 내부 문서를 입수해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구글이 준비하던 Z세대용 AI 챗봇은 바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관련 문서에 따르면 Z세대를 겨냥한 만큼 ‘디지털 캐릭터’를 적용했다고 한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특정 캐릭터를 개발한 것이다. 원하는 캐릭터를 직접 선택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구글은 새로운 챗봇을 통해 ‘Z세대에게 흥미롭고 인간 같은’ 대화를 제공하려 했던 듯하다.CNBC는 관련 문서에서 작동 예시를 직접 확인했는데, 만화같은 캐릭터가 다정한 목소리로 대화에 참여하며 계속 질문을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준 높은 대화를 위해 바드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학습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챗봇은 Z세대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모바일 전용 앱으로 출시하려 했으며, 구체적인 앱 이름도 있었다고.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특징을 반영해 ‘버블 캐릭터(Bubble Character)’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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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이 앱을 꽤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CNBC에 따르면 무려 2021년 4분기부터 작업을 진행했다고.
긴 시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쉽게도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CNBC는 구글에 관련 설명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여러 외신에서는 최근 내부 개편 과정에서 프로젝트 우선 순위가 밀려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글 내부에서 특정 프로젝트의 우선 순위가 낮아지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은 대신 이미 출시한 AI챗봇 바드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CNBC에 따르면 일부 버블 캐릭터 팀은 Z세대 챗봇 작업을 중단하고 바드 팀에 합류했다고 한다.
Z세대를 겨냥한 AI챗봇 출시 계획은 철회됐다 (출처: Unsplash)
구글 외에도 Z세대를 위해 챗봇을 활용하는 여러 기업들이 있다. 특히 이용자 중 젊은 세대가 많은 SNS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 메신저로 유명한 스냅챗은 지난 3월 마이AI(My AI)라는 AI챗봇을 도입했다. 해당 챗봇은 질문에 대한 답변, 정보 제공, 여행 계획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처음에는 스냅챗 플러스(Snapchat Plus) 유료 가입자에게만 제공했으나 곧 무료로 확장했다.
마이AI는 구글이 준비하던 챗봇과 유사하게 캐릭터를 적용한 챗봇이다. 스냅챗은 여기에 아바타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는 앱 비트모지(Bitmoji)로 만든 외계인 캐릭터를 적용해 챗봇과 상호작용하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그러나 마이AI는 도입 이후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4월 사용자 개인 정보 활용 과정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스냅은 이에 대해 공식 블로그에서 마이AI의 개인 데이터 활용 방안을 이미 밝혔다고 해명했다.
인스타그램 역시 지난 6월 자체 AI 챗봇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바일 앱 개발자 알레산드로 팔루치(Alessandro Paluzzi)가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스크린샷을 공개하며 소문이 퍼졌다. 인스타그램이 개발 중인 챗봇 역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수가 무려 30가지라고 한다. 구체적인 캐릭터나 성격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챗봇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프로젝트가 다시 재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약 정식으로 버블 캐릭터가 출시되었다면, Z세대가 바드 대신 선택했을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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