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의 ‘팬 에디션(Fan Edition)’ 버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 FE (출처 : 삼성전자)
팬 에디션은 기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일부 사양과 가격을 낮춘 파생 제품군이다. 2016년 갤럭시노트7을 조기 단종하고 이듬해 배터리 문제를 개선해 재출시한 ‘갤럭시노트 FE’가 시초다. 이후 2020년 갤럭시S20의 일부 사양을 낮춘 갤럭시S20 FE를 출시하며 팬 에디션이 정식 라인업으로 채택됐다. 2022년 1월에는 갤럭시S21 FE가 등장했다. 갤럭시S21 FE 출시가 예년보다 다소 늦어진 탓인지 갤럭시S22 FE는 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갤럭시S23 FE가 출시될 정황이 포착됐다. 기기 성능을 테스트하는 사이트 ‘긱벤치(Geekbench)’에 갤럭시S23 FE 성능을 측정한 기록이 발견됐다.
■ 칩셋은 갤럭시S22에 탑재한 ‘엑시노스 2200’…성능 우려 불가피
삼성 관련 소식을 보도하는 해외 IT 매체 ‘삼모바일(SamMobile)’이 7월 6일(현지시간) 이 소식을 처음 전했다. 매체는 테스트 기록을 통해 모델번호와 칩셋, 코어 클럭, 램(RAM) 용량 등 일부 사양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23 FE 성능 테스트 기록 (출처 : Geekbench)
테스트 기록을 보면 갤럭시S23 FE는 안드로이드 13 운영체제로 구동되며 갤럭시S22 시리즈와 동일한 엑시노스(Exynos) 2200 칩셋을 탑재했다. 삼모바일은 자체 소식통을 통해 알아본 결과 퀄컴 칩셋을 사용한 버전은 없다고 덧붙였다.
삼모바일을 비롯해 이 소식을 보도한 외신들은 갤럭시S23 FE에 엑시노스 2200 칩셋을 탑재한 데 우려를 표했다. 칩셋 성능이 경쟁사인 퀄컴 스냅드래곤에 밀린다는 이유다.
엑시노스 2200 CPU 구성은 퀄컴 스냅드래곤 8 Gen 1 칩셋과 동일하다. 고성능 작업을 담당하는 ‘빅 코어’ 클럭이 스냅드래곤 8 Gen 1보다 약간 낮다. 대신 미들 코어와 리틀 코어 클럭이 약간 높게 설정돼 전체 CPU 성능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GPU에 의존하는 그래픽 성능은 엑시노스 2200이 크게 뒤떨어진다. 지난해 5월 영국 IT 매체 ‘트러스티드리뷰(TrustedReviews)’가 갤럭시S22 울트라 엑시노스 버전과 스냅드래곤 버전의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스냅드래곤 버전의 성능 점수가 엑시노스 버전보다 30% 이상 높게 측정됐다.
엑시노스 칩셋 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왜 신제품에 엑시노스 2200을 탑재할까. 일각에서는 ‘재고 처리’라는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갤럭시S23 FE는 파생형 제품이다 보니 성능 논란이 있던 칩셋을 탑재해도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고, 보급형 제품 특성상 성능이 약간 낮은 칩셋을 탑재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는 이야기다. 삼모바일은 삼성이 엑시노스 2200 출시 이후 최적화 작업을 거쳤으므로 쓸만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가격 책정 중요해…원가 절감 요소는?
팬 에디션 시리즈는 성능만큼 가격도 낮게 책정하는 편이다. 갤럭시S23 FE도 최소한 갤럭시S23보다는 저렴하게 출시될 전망이다.
하지만 작년 삼성전자는 갤럭시S21 FE 가격 책정에 실패한 적이 있다. 갤럭시S21보다 100달러 낮게 출시했는데, 출시 시기가 1년이나 차이 나다 보니 그간 갤럭시S21 가격이 더 저렴해진 것. 갤럭시S23 FE 출시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충분히 저렴하게 책정하지 않는다면 갤럭시S21 FE 사례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갤럭시S23 FE 가격은 충분히 저렴할까.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보통 보급형 스마트폰은 큰 화면을 탑재해 원가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화면 크기가 클수록 내부 부품을 소형화할 부담이 줄어 원가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어 사용 시간을 늘리기도 유리하다.
갤럭시S23 FE 예상 렌더링 이미지 (출처 : @OnLeaks)
갤럭시S23 FE에는 6.4인치 슈퍼아몰레드(sAM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23(6.1인치)보다 크고 갤럭시S23+(6.6인치)보다 작은 사이즈다. 화면 주사율은 120Hz로 알려졌다. 원가 절감을 위해 갤럭시S23 시리즈가 지원하던 적응형 주사율 제어 기능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부품으로 카메라, 램, 저장 공간 같은 요소가 있다. 앞서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갤럭시S23 FE 메인 카메라는 갤럭시S21 FE의 1200만 화소에서 갤럭시S23과 동일한 5천만 화소로 크게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대신 메인을 제외한 나머지 카메라 두 개의 사양을 소폭 낮춰 원가를 절감할 것으로 알려졌다. 램 용량은 8GB로 갤럭시S23과 동일하다. 지난달 삼성이 갤럭시S23 FE 모델의 중국 3C 인증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기본 구성품에서 충전기가 제외된다. 이 또한 원가 절감에 도움된다.
다른 사양은 평범하다. 전작과 동일한 4,500mAh 배터리를 탑재하고 5G, Wi-Fi 6, 블루투스 5.3 무선 통신 기술을 지원한다. 엑시노스 2200 칩셋을 탑재한 게 보급형 제품다운 성능을 내기 위함이라고 한다면 전반적인 사양은 팬 에디션에 기대할 만한 수준대로일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3 FE는 올해 4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출시 국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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