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로이터연합)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는 틱톡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의회에서 틱톡 사용 금지 법안이 처음 등장했는데요. 현재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를 비롯해 20여개 주 정부가 관리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미국 정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것입니다.
몬태나주가 주 정부 차원에서는 틱톡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으면서,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플랫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음 도입했어요. 틱톡 측은 즉각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요. 이 소송은 미국 정부의 틱톡 퇴출에 상당히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틱톡이 패소한다면, 몬태나주에서 시작된 일반인 사용자 대상 틱톡 금지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할 힘을 얻을 테니까요.
왜 이렇게 틱톡 가지고 난리야? 미국 정부가 틱톡을 퇴출하려는 이유
(출처: fivethirtyeight)
사실 미국에서는 틱톡 사용자가 1억 5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미국 인구가 약 3억 4000만 명이라는 걸 감안하면, 미국인 두 명 중 한 명꼴로 틱톡을 사용하고 셈인데요. 그래서 어쩌면 틱톡을 퇴출하기엔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와요.
미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퇴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어요. 틱톡의 모회사가 바이트댄스(ByteDance)라는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가 가장 큰데요. 미정부와 의회는 틱톡을 통해 중국 정부가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습득하고, 이 정보를 여론 조작에 활용할 것을 우려했어요. 이는 더 나아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죠.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6월, 바이트댄스 중국 직원이 미국인 틱톡 사용자 정보에 접근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틱톡 데이터 관리의 허점이 드러납니다. 이어서 지난해 12월에는 바이트댄스 직원 4명이 미국 기자 2명의 틱톡 데이터에 접근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결국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미국 정부의 틱톡 퇴출 압력이 거세진 겁니다.
미국인 대다수가 틱톡이 안보 위협이라고 느끼지만…정작 젊은 세대는? ‘글쎄’
그런데, 과연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미국인들을 설득했을까요. 그래도 전혀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지난 7월 10일(현지 시간),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9%가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절반 넘는 이들이 틱톡을 위협으로 느끼는 만큼, 미국 정부의 주장이 국민들에게 꽤 설득력 있었던 것 같은데요.
하지만, 세부 조사 결과를 보면 조금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 정부의 진짜 목표는 실패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사실 틱톡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이들이 플랫폼을 부정적으로 인식해야, 미국 정부가 원하는 전면 금지가 무리 없이 진행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끊임 없이 반대 시위에 직면하게 될 거예요. 그런데, 조사 결과 틱톡 사용자 중에서 플랫폼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답한 비율은 고작 9%에 불과했어요.
미국 내 젊은 세대는 틱톡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세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젊은 세대의 49%만이 틱톡을 안보 위협 요소로 봤고, 13%만이 심각한 위협으로 느끼고 있었어요. 오히려 틱톡과 다소 거리가 먼 65세 이상 응답자의 65%가 틱톡을 안보 위협 요소로 인식했고, 46%가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가 아닌 65세 이상?) 사용자가 아닌 세대별 인식이 맞습니다! 앞에 30세 미만 부분에 사용자라고 잘못 써서 그 부분 수정했습니다!
다시 말해, 틱톡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심화하고 있어요. 그러나, 정작 플랫폼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젊은 세대는 틱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덜한 상태인 거죠. 이는 미국 정부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어요.
데이터 관행에 대해서는 전 연령대에 걸쳐 우려 중…틱톡 차단, 미 전역에 확대될까
물론 틱톡의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해서는 전 연령대에 걸쳐서 우려하는 분위기가 우세했습니다. 이 역시 연령대가 높을수록, 수치도 높아졌는데요. 다만, 젊은 세대나 고령층이나, 모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 처리 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비슷했어요. 30세 미만의 응답자의 54%, 65세 이상 응답자의 75%가 틱톡의 데이터 처리 관행이 걱정된다고 답했죠.
조사 결과를 살펴본 결과,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미국 정부의 꾸준한 주장은 오히려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과 장년층에게 큰 우려를 안긴 것 같네요. 틱톡을 전면 금지하고 싶다면, 플랫폼을 활발히 사용하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돌아서게 만들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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