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중소기업뉴스)
요즘 기술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한창입니다. 원래 이 분야 오랜 리더는 구글이었는데요. 구글은 지난 2014년 영국의 AI 연구소 딥마인드(DeepMind)를 인수한 후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후 2016년에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를 개발해 이세돌 9단을 대국에서 물리치고 승리했죠. 이는 세상 사람들에게 구글 AI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공개된 AI 챗봇 챗GPT(Chat GPT)에 한 방 먹은 구글은 이제 이를 열심히 추격하고 있는데요. 구글은 지난 2월, 회사의 자체 AI 챗봇 ‘바드(Bard)’를 공개했습니다. 곧이어 하루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를 탑재한 검색 엔진 ‘빙(Bing)’이 공개됐어요.
사실 MS는 지난 2019년부터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AI 제품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왔습니다. 즉, 오픈AI의 챗GPT가 흥하는 건, 곧 MS도 흥하는 거였죠. MS는 챗 GPT가 탑재된 빙을 통해 그동안 구글에 밀렸던 검색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오는 게 목표였어요. 그렇게 생성형 AI 주도권은 오픈AI와 MS 측으로 넘어가는 듯했죠.
초거대 언어 모델인 팜2 공개…AI 주도권 놓치지 않을 거라는 구글
(출처: 구글)
하지만 이에 질세라, 구글도 가만히 손 놓고 있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 진행된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에서 회사는 차세대 대형 언어 모델인 ‘팜2(PaLM 2)’를 공개했어요. LLM이라고 부르는 초거대 언어 모델은 현재 생성형 AI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입니다. 얼마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했는지가 생성형 AI의 경쟁력이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구글의 대형 언어 모델은 ‘람다(LaMDA)’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100개 이상의 다국어 텍스트를 학습하고, 번역과 코딩, 추론도 할 수 있는 팜2가 새로운 초거대 언어 모델로 공개된 거예요. 이에 구글의 AI 제품 성능이 더욱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죠.
대세는 메디테크? 구글 메드-팜2 의료 현장에서 테스트 중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구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팜2를 회사의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그 중에 하나가 챗봇 바드와 지메일(Gmail)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로 훈련된 ‘메드-팜(Med-PaLM2)’과 사이버 보안에 특별 훈련된 ‘시큐리티 팜2(Sec-PaLM2)’ 등 다양한 버전이 개발 중이에요.
지난 7월 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메드-팜2는 일부 병원과 협력 기관에서 테스트 중이라고 해요. 메드-팜2는 의학 질문에 전문적인 지식에 기반에 답변을 제공하거나, 대량의 건강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는 AI 챗봇입니다. 즉, 한마디로 말해 의료 전문 AI 챗봇인 셈이죠. 회사는 지난해 4월부터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과 같은 일부 의료 기관에서 테스트 중이에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메드-팜2…의료 격차 줄이는 데 도움 될까
(출처: 구글 유튜브 캡쳐)
물론 AI의 의료 도입은 구글이 가장 먼저 도입한 건 아닙니다. 이미 업계에선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AI 도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요. 아직은 블루 오션에 가까운 시장인 만큼, 누가 먼저 해당 시장에 진출하느냐가 관건이겠죠. 구글은 메드-팜을 통해 누구보다 먼저 이 시장에서 앞서 나가려는 겁니다.
물론 구글이 지난 5월에 공개한 논문에 의하면 메드-팜2에서도 여전히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추론에 대한 증거 제시나 답변 제시 능력, 정확한 이해력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실제 의사로도 손색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WSJ는 평가했어요. 또한 메드-팜2 테스트에 참여한 환자 데이터는 암호화되고, 구글 또한 이에 접근할 수 없어 데이터 유출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출처: 구글)
한편 구글 측은 메드-팜2이 테스트가 아닌 실제 의료 현장에 투입되는 건 언제쯤인지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해당 AI 프로그램 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메드-팜2는 개발 초기 단계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자 의료 기간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해요. 그렇기에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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