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삼성전자가 건강 관리 앱 ‘삼성 헬스’ 베타 6.24.1.023 버전을 배포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이전 버전에서 발견된 버그 몇 가지를 수정하고 앱 성능을 향상시켰다. 그리고 피부 온도를 측정해 여성의 생리 주기를 예측하는 기능이 실험적으로 지원되기 시작했다.
변경 사항에 언급되지 않은 기능도 발견됐다. 업데이트가 배포된 당일 해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사용자는 기존에 없었던 ‘반지 지원(Ring Support)’ 항목이 새로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그가 공유한 스크린샷에는 삼성 헬스 앱에 들어있는 각종 문자열이 나열돼 있다. 여기에 그가 언급한 ‘Ring Support’ 항목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어느 역할을 하는 기능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반지 모양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이 드디어 출시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 갤럭시 링, 무려 8년 전부터 언급됐다
갤럭시 링 출시설의 시작은 무려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12월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삼성전자가 출원한 반지 모양 웨어러블 기기 특허를 공개했다.
특허 도면을 보면 스마트폰 화면 위에 반지가 올라가 있다. 이 반지를 가상 다이얼처럼 돌려 스마트폰 화면을 제어한다. 스마트폰을 거쳐 TV와 조명, 블라인드, 라디오 같은 주변 기기를 켜고 끄는 게 가능하다. 특허에서는 반지를 화면 위에 놓고 돌리는 방식만 묘사했다. 하지만 이론상 반지를 손가락에 낀 상태로도 제어하는 게 가능하다. 반지에 중력 센서를 탑재하면 된다.
이듬해 9월 한국 특허청이 삼성 스마트 링 디자인 특허를 공개했다. 일반 반지보다 너비가 넓고 두툼하다. 측면에는 볼륨 버튼과 전화를 받고 끄는 버튼이 배치됐다. 반대쪽에는 마이크로SD(microSD) 외장 메모리나 유심(USIM) 카드를 꽂는 것으로 추측되는 슬롯이 있다. 손가락에 닿는 면에는 심박 센서를 비롯한 생체 모니터링 센서가 탑재됐다.
이번 특허도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은 낮았다. 제품 형태만 등록하는 디자인 특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미 특허청은 더 구체적인 기능이 언급된 삼성전자 스마트 링 특허를 공개했다. 이 특허에 나온 제품에는 광학 심박수 모니터와 심전도(ECG) 센서가 탑재됐다. 반지를 터치해 스마트폰을 제어하고 TV 볼륨이나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언급됐다.
웨어러블 반지 이름이 본격적으로 언급된 건 올해 들어서다. 2월 삼성전자는 한국 특허청으로부터 ‘갤럭시 링(Galaxy Ring)’ 상표권을 취득했다. 설명에 따르면 링 형태로 건강 지표나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스마트 기기다.
7월 3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영국 특허청(UKIPO)으로부터 상표권을 취득했다. ‘삼성 서클(Samsung Circle)’, ‘삼성 인덱스(Samsung Index)’, ‘삼성 인사이트(Samsung Insight)’ 등 3종류다. 상표 분류는 클래스 9로 표기됐다.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링, 스마트 워치, 스마트폰이 이 분류에 해당한다. 소식을 보도한 해외 IT 매체 삼모바일(SamMobile)은 향후 삼성전자가 출시할 스마트 링, 스마트 팔찌, VR 컨트롤러, 스마트 안경 등에 이 상표가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타사 제품 호환 목적일 수도
특허나 상표권을 취득했다고 해당 제품이 꼭 출시되는 건 아니다. 제품명이나 기술을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 헬스 앱에서 반지 지원 항목이 확인돼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스마트 링 관련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라는 게 드러났다. 이달 말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링을 언급할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직접 스마트 링을 출시하는 대신 타사 제품을 지원하게끔 업데이트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삼모바일은 이 경우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타사 스마트 링으로 핀란드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오우라(Oura)’가 출시한 오우라 링, 프랑스의 ‘서큘러(Circular)’가 출시한 서큘러 링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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