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은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선보였다. 비전 프로는 MR 헤드셋으로 출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제품 출시까지 반년 이상 남았고 직접 사용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여러 외신에서는 제품에 관한 다양한 전망과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월 22일(현지시간) IT 매체 맥루머스(Macrumors)는 비전 프로에 ‘여행 모드’가 추가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비전OS 베타 버전에서 여행 모드와 관련된 몇 가지 코드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여행 모드는 기내에서 비전 프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으로 예측된다.
시중에 있는 VR/AR 헤드셋들은 현재 기내 반입이 가능하다.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큰 동작이 필요한 게임을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겠으나 영화를 시청하는 용도로 사용하기에 좋다고 한다. 비행기 좌석에 탑재된 작은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큰 화면으로 생생하게 시청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사용자들이 많다.

맥루머스가 살펴본 코드 내용에 따르면 애플 또한 협소한 기내 공간을 고려해 해당 모드를 개발하려는 듯하다.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기내에 있는지 묻는 알람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 안에 있는 경우 애플 비전 프로를 계속 사용하려면 여행 모드를 켜 두어야 합니다.’라는 텍스트가 코드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여행 모드를 활성화했다면, ‘여행 모드에서 정지 상태를 유지’하라는 안내가 뜰 것으로 추측된다. 가상 화면에 몰입해 기내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경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추가로 해당 모드가 완전히 꺼지기 전까지 움직이지 말라는 텍스트도 발견됐다고 한다.
비전 프로의 일부 센서는 작동이 중지될 듯하다. ‘해당 모드를 실행하면 일부 인식 기능 사용이 중지된다’라는 텍스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라이다(Lidar) 센서, 트루뎁스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가 사용되는데, 이러한 센서들은 공간과 물체를 인식해 작동한다.
하지만 좁은 기내에서 다른 승객들과 가까이 앉아 있다 보면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 등이 부정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여행 모드에서는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센서를 비활성화하거나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루머스는 ‘여행 모드가 켜져 있는 동안 당신의 대리인을 사용할 수 없다’라는 텍스트에 대해서는 디지털 페르소나, 즉 3D 아바타 사용을 제한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애플의 설명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사용자 얼굴을 스캔해 3D 아바타를 생성하는 기능을 탑재했다고 한다. 3D 아바타는 페이스타임 시 활용된다. 여행 모드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페르소나 사용을 제한하는 듯하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여러 외신에서는 공간의 제약과 일부 센서 기능 제한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페이스타임은 영상통화 기능인데, 헤드셋을 착용할 경우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모습 대신 자신과 거의 흡사한 3D 아바타를 띄운다.
3D 아바타의 동작은 기기의 센서가 사용자 동작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반영한다. 즉 비전 프로는 사용자 얼굴만 미리 스캔해 놓은 뒤 관련 동작은 센서 추적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인데, 기내에서는 일부 센서 기능이 제한되다 보니 디지털 페르소나까지 제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시선 처리 정확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드에서 발견한 ‘현재 설정은 시선 정확도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텍스트 때문이다. 비전 프로는 센서로 사용자의 동공 움직임을 인식해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 시선 정확도가 감소하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맥루머스는 덧붙였다.
IT 매체 더버지는 비전 프로에 여행 모드가 포함돼 있어도 비행기에서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는 어렵다며, 사람들은 계속해서 좌석 뒷면의 화면으로 영상을 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행기에서 VR 헤드셋을 사용하는 이를 직접 본 적은 없다. 과연 애플 비전 프로는 기내의 풍경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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