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의 주사율에 대한 정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전 프로의 주사율은 다른 업체들의 헤드셋과 비교해 다소 뒤처진 성능을 보였다.
최근 애플은 연례개발자 콘퍼런스인 WWDC 2023에서 비전 프로를 발표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출시까지는 최소 6개월이 남은 상태다. 공개된 사양은 아직 제한적이다.
비전 프로의 주사율도 알 수 없는 정보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해당 정보는 애플 공식 개발자 사이트의 ‘WWDC 23’라는 주제로 제공되는 175개 동영상 중 하나인 ’공간 컴퓨팅을 위한 앱 성능 최적화(Optimize app power and performance for spatial computing)‘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동영상은 비전OS(VisionOS)용 앱과 게임을 만드는 방법과 전략을 공유하고 있었다.
주사율은 초당 화면이 갱신되는 횟수로 주사율이 높을수록 1초당 표현할 수 있는 프레임은 더 많아진다. 주사율에 따라 더욱 부드러운 화면과 세밀한 그래픽 효과의 구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개발자 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애플의 비전 프로는 기본 90Hz 주사율에서 작동된다. 비전 프로는 아이폰 14 시리즈의 일반 모델보다는 높고, 아이폰 14 프로⋅프로맥스 모델보다는 낮은 주사율을 지원한다. 아이폰 14 일반 모델과 아이폰 14 프로⋅프로맥스 모델은 각각 60Hz와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했다. 특히 아이폰 14 프로⋅프로맥스는 애플의 가변주사율 디스플레이 기술인 프로모션(ProMotion)이 적용돼 상황에 따라 주사율이 달라지면서 배터리 소모를 줄였다.
해외 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비전 프로의 90Hz 주사율이 일반적으로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에 권장되는 최소값 정도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상현실을 실제처럼 받아들이는 데 충분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주사율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4fps로 콘텐츠를 보게되면 디스플레이의 주사율은 90Hz보다 안정적인 96Hz로 제공돼 더욱 안정적인 프레임을 제공해준다. 상황에 따라 주사율이 변하면 배터리 수명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전 프로의 주사율은 다른 업체의 가상현실 헤드셋보다 낮은 편이다. 최근 메타는 메타 퀘스트(Meta Quest) 3 헤드셋을 출시했다. 해당 헤드셋은 비전 프로보다 높은 144Hz의 주사율이 지원된다. 메타 퀘스트 3 헤드셋은 애플의 WWDC 2023 일정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했기 때문에 애플의 비전 프로를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밸브 코퍼레이션에서 제조한 밸브 인덱스(Valve Index)도 비전 프로보다 높은 약 144Hz 주사율이 지원된다.
IT 전문 매체 기즈차이나(GizChina)는 애플이 비전 프로의 주사율을 타 제조업체보다 낮게 지원하는 이유를 배터리 수명 최적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주사율을 높게 지원할수록 배터리는 빨리 닳기 때문이다. 현재 비전 프로는 한 번 충전으로 약 2시간을 실행할 수 있다.
주사율과 달리 비전 프로의 픽셀 수는 일반적인 타 헤드셋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인상적이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2300만 픽셀이 제공된다. 이는 밸브 코퍼레이션의 밸브 인덱스 헤드셋의 460만 픽셀과 메타의 메타 퀘스트 프로 3 헤드셋의 690만 픽셀보다 최소 3배 이상 높다. 픽셀 수가 많을수록 디스플레이에 더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9년만에 공개한 신제품으로 애플의 M2 프로세서를 장착했으며,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마이크 입력 처리를 위한 R1칩 등이 장착됐다. 비전 프로에 결합된 2개의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는 4K 해상도와 각도에 상관없이 선명한 영상과 텍스트를 지원해준다. 해당 디스플레이는 소니(Sony)사에서 제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 수년 전부터 애플의 비전 프로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서 발표를 마쳤다. 공개된 주사율 정보만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주사율은 변동될 수 있으며, 인상적인 픽셀 수와 출시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기대를 접긴 이르다.
애플의 비전 프로는 최소 3499달러(약 453만원)로 내년 초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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