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더 버지)
인스타그램은 예전부터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SNS)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틱톡과 유사한 짧은 영상 기능인 ‘릴스(Reels)’를 플랫폼 전면에 배치하고 있는데요. 이렇다 보니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픈 사람들은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간단한 글을 올리고 싶어도, 반드시 사진을 1장 이상 첨부해야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텍스트 기반의 SNS를 선호하는 이들은 인스타그램보다는 페이스북, 트위터를 더 많이 사용하곤 했어요.
물론 인스타그램 ‘스토리(Stories)’에서 텍스트만 입력하는 기능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도 스토리를 사진과 영상 업로드 기능으로 소개했고, 대부분의 이용자가 그렇게 사용하고 있죠. SNS는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주변 이용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스토리에 텍스트 게시물을 올리고 싶을 때도 사진 하나를 첨부하고 그 위에 쓰는 방법을 택하게 되죠.
실시간으로 내 생각을 공유하자…지난해 말 공개된 인스타그램 ‘메모’ 기능
DM 함 맨 상단에 말풍선으로 표시된 메모 기능을 볼 수 있다. (출처: 인스타그램)
그러던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은 텍스트로만 의견을 공유하기 어려웠던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습니다. 새로운 ‘메모(Notes)’는 인스타그램 받은 다이렉트 메시지(DM) 함 맨 상단에 표시되는데요. 친구가 메모를 업로드해도 별도의 알림을 보내지 않아요. 게다가 메모는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렇기에 친구들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면, DM 함을 가능한 한 자주 확인해야 해요.
메모는 60자로 제한되는 짧은 텍스트 글을 맞팔로우중인 사람이나 친한 친구(Close friends)를 대상으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단, 친한친구 목록에 특정 친구 한 명을 지정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에게 개별 메모를 보낼 수 없어요. 메모 기능은 이용자가 그 당시 들었던 생각을 다수의 사람과 공유하도록 만들어진 기능이기 때문이에요. 또한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얼마든지 자유롭게 메모를 삭제할 수도 있습니다.
메모를 남길 때 맞팔로우 중인 사람과 친한 친구 중 어느 그룹을 대상으로 올릴지 정할 수 있다.
친구의 메모에 답하려면, 해당 친구가 올린 메모의 작은 말풍선 아이콘을 탭 합니다. 그러면 화면에 전체 메시지가 나타나고, 답장을 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키보드가 올라올 거예요. 메모에 답을 보내면, 이어지는 모든 메시지는 메모를 올린 친구와의 DM 채팅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인스타그램이 왜 메모 기능을 DM 메뉴에 포함했는지 알 수 있죠.
‘지금 내가 듣는 음악은 이거야’…음악 공유 기능도 메모에 추가한 인스타그램
(출처: 인스타그램)
지난 6월 13일(현지 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인스타그램이 메모 기능에 더 많은 것을 추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제 이용자는 메모에서 텍스트뿐만 아니라 자신이 듣는 음악과 30초 분량의 음악 클립을 첨부할 수 있다고 해요. 또한 인스타그램은 다른 언어로 쓰인 메모는 하단에 번역 버튼을 추가해 국적이 다른 친구간의 소통도 원활하게 했어요.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메모 기능은 특히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해요. 이들은 실제로 플랫폼에서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메모에 공유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데요. 이제 가사를 입력하는 대신, 노래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겁니다.
SNS에서 텍스트 기반 소통 강화하면…날 것 그대로의 생각 더 잘 표현할 수 있어
메타가 개발 중이라는 트위터와 유사한 앱 (출처: 더 버지, Lia Haberman)
메모 기능은 궁극적으로 인스타그램이 트위터와 같은 텍스트 기반 SNS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는 트위터와 상당히 유사한 형태의 앱을 따로 개발 중이라고 알려졌을 정도로, 텍스트 기반 SNS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이미 지난달 메타가 개발 중인 트위터와 비슷한 앱 스크린샷 이미지가 유출되기도 했죠.
텍스트 기반 소통이 SNS에서 중요한 이유는 사진, 영상보다 가장 빠르게 자신의 생각과 상태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영상은 아무래도 편집된 일부만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 즉시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출처: 인스타그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가 개인의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수를 결정했다고 하죠. 물론 사진, 영상에 비하면 조금 눈길은 덜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날 것 그대로의 생각을 더 잘 보여주죠.
종종 인스타그램은 과도하게 꾸며진 일상만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인스타그램 감성’, ‘인생 사진’만 추려서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이런 걸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에겐 인스타그램이 텍스트 기반 기능을 강화하는 건 꽤 긍정적인 일입니다. 메모 기능과 더불어 새롭게 추가된 노래 공유 기능을 통해 조금은 편안하게 일상을 공유할 수 있겠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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