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세이프 충전기(출처:Apple)
애플은 지난 2020년 아이폰 12시리즈부터 ‘맥세이프’ 충전 방식을 도입했다. 맥세이프는 자성으로 스마트폰과 무선 충전기를 정렬해, 충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맥세이프 충전기와 맥세이프 배터리팩 등 전용 액세서리를 연달아 선보였다. 맥세이프 충전기는 2020년, 맥세이프 배터리팩은 2021년에 각각 출시됐다.
애플이 새로운 맥세이프 충전 액세서리를 공개할지도 모르겠다. 관련 정황이 포착돼서다. 6월 9일(현지시간) 외신 톰스가이드(Tom’sGuide)는 iOS 17 개발자 베타 버전에서, 맥세이프 충전 액세서리로 추정되는 모델 번호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iOS 17은 애플이 올해 하반기 배포할 아이폰 운영체제(OS)로,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와 함께 공개될 전망이다.
새 모델 번호는 한 트위터리안(@aaronp613)에 의해 드러났다. 그에 따르면 iOS 17 개발자 베타 안에는 두 가지 모델 번호가 있었다. 첫 번째 모델 번호는 A2781, 두 번째 모델 번호는 A3088이다. 트위터리안은 차례로 새로운 정품 맥세이프 배터리팩과 맥세이프 충전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근거로 운영체제서 발견한 코드 일부를 공개했다.
(출처:@aaronp613)
코드를 보면, A3088의 경우 모델 번호 바로 아래에 ‘맥세이프 충전기’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A2781은 다소 애매하다. 이미지가 잘려서 ‘맥세이프 배터리팩’이라고 표기된 부분만 보여서다. 해당 표기가 A2781 모델 번호를 가리키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 이외 정보는 부족하나, 최근 정황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닌 듯하다.
맥루머스(MacRumors) 등 다수 외신은 애플이 자사 제품 충전 단자를 USB C로 통일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간 애플은 USB C 단자와 라이트닝 단자를 섞어 사용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전자 제품 충전 단자 규격을 USB C로 강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앞으로 출시될 애플 제품은 USB C 단자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맥세이프 배터리팩은 라이트닝 충전 단자를 탑재했다. 맥세이프 배터리팩도 충전 단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팁스터(정보유출가) 궈밍치(Ming-Chi Kuo)는 맥세이프 생태계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며, 애플은 맥세이프 배터리팩 등 액세서리 충전 단자를 USB C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단 이는 맥세이프 배터리팩에만 적용된다. 정품 맥세이프 충전기의 경우 USB C 단자를 사용한다.
애플 맥세이프 배터리팩(출처:Apple)
차세대 무선충전 규격 치(Qi) 2가 발표됐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주로 무선전력컨소시엄(WPC)에서 관리하는 Qi를 기반으로 한다. 현재 쓰이는 Qi 규격은 지난 201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상당히 오래됐다. 이에 WPC는 올해 초 Qi 2 규격을 발표했다. Qi 2 인증·호환 액세서리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은 Qi 2 규격 개발에 적극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Qi 2 규격에는 자성으로 스마트폰과 무선 충전기를 정렬하는 ‘마그네틱 파워 프로필(Magnetic Power Profile)’이 포함됐는데, 애플 맥세이프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애플이 Qi 2 표준을 지원하기 위해 차세대 맥세이프 충전 액세서리를 출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달 충전장비 업체 차지랩(Chargelab)은 복수의 업계 소식통을 인용하며, 애플이 아이폰 15 시리즈부터 Qi 2 규격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Qi 2 인증 서드파티 무선 충전기로도 15와트(W) 충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는 MFM 인증을 받은 충전기를 사용해야 15와트 속도로 충전할 수 있다. 미인증 제품 충전 속도는 7.5와트로 제한된다.
아이폰 14 프로(출처:Apple)
이같은 소식은 애플이 새로운 맥세이프 충전 액세서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소식을 뒷받침한다. 아이폰 15 시리즈가 Qi 2 표준을 지원하면, 맥세이프 충전 액세서리도 변화를 따르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
애플은 보통 9월에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발표하고, 10월쯤 정식 출시한다. 만약 애플이 새 맥세이프 충전 액세서리를 준비 중이라면 이 시기에 함께 공개할 듯하다. 이번 소식이 그저 지나가는 루머에 그칠지 않길 기대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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