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포(Oppo)가 자체 혼합현실(MR) 글래스를 발표했다. 제품명은 ‘오포 MR 글래스 개발자 에디션(Oppo MR Glass Developer Edition)’으로 올해 하반기 중국 개발자들을 상대로 판매될 예정이다.
6월 1일(현지시간) 오포는 세계 최대 XR 기술전시회 ‘AWE(Augmented World Expo)’에서 MR 글래스를 공개했다. 해당 헤드셋은 퀄컴의 XR 개발자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스페이스(Snapdragon Space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오포는 스냅드래곤 스페이스 개발자 키트로 MR 글래스가 제공되면 더 많은 개발자들을 해당 분야로 끌어들이고 XR 기술의 경계를 넓힐 것으로 기대했다.
이름처럼 오포 MR 글래스 개발자 에디션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다. 이는 개발자가 맞춤형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거나 XR 기술을 적용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냅드래곤 XR2+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오포 MR 글래스 개발자 에디션은 피부 친화적인 소재로 제작됐으며, 듀얼 전면 RGB 카메라인 ‘Binocular VPT(Video Pass Through)’로 혼합현실 환경을 구현해준다. 그 밖에도 부피가 작은 팬케이크 렌즈와 심박수를 감지하는 기능이 탑재돼 새롭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해준다.

오포의 독점적인 고속 충전 기술인 ‘SUPERVOOC’도 함께 제공된다. 오포의 240W ‘SUPERVOOC’ 충전 기술을 사용하면 단 9분 만에 4500mAh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다. 메타의 컨트롤러와 유사한 링으로 핸드 트래킹도 제공된다.
이 쉬(Xu Yi) 오포의 XR 기술 책임자는 미국 경제뉴스 채널인 CNBC를 통해 MR 글래스가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그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오포가 MR 글래스에 마냥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MR 글래스보다 증강현실(AR) 글래스에 더 초점을 뒀다.
지난해 7월 오포는 AR 글래스인 오포 에어 글래스(Oppo Air Glass) 프로토타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오포는 AR 기술 자체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어 모두가 AR 글래스를 경험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용으로 출시된 오포 에어 글래스를 오포 휴대기기와 페어링하면 사용자의 AR 글래스 시야가 눈앞에 펼쳐졌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밝은 햇빛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오포는 오히려 애플이 열심히 개발 중인 MR 헤드셋에 대해선 비관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혼합현실이 실제로 사용되거나 성공적인 제품이 되려면 기술과 응용 프로그램 모두 여전히 개선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MR 글래스가 대략 10년 이내로 스마트폰을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 애플과는 상반된 입장이었다.
훗날 개발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오포는 MR 글래스 개발자 에디션을 당장 소비자용 제품으로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오포의 설명에 따르면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뒤 관련 헤드셋이 상용화될 것으로 추측된다.

오포와 애플 모두 미래에는 개발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도 스마트폰처럼 MR 헤드셋을 하루 종일 착용하게 되는 날이 올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다양한 기업들이 MR 헤드셋을 개발하거나 개발 중에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메타는 이미 오래전부터 메타 퀘스트같은 MR 헤드셋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홀로렌즈(HoloLens)를 개발했으며, 삼성도 이미 자체적인 MR 장치 개발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고 전해졌다.
어느덧 애플도 오랜 준비 끝에 MR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곧 있을 애플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WWDC 2023에서 애플의 첫 AR 글래스인 리얼리티 프로(Reality Pro)가 발표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고급센서로 인해 애플의 리얼리티 프로는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며, 최소 3000달러(약 392만원)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추측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