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폴드(출처:Google)
구글은 오랜 기간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처음 구글 폴더블 스마트폰이 언급된 건 2019년이다. 이때를 시작으로 매년 구글 폴더블 스마트폰 관련 소식이 들려왔다. 이 기간 구글 폴더블 스마트폰은 다양한 이름과 코드명으로 불렸다. 그러나 구글은 좀처럼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공식 발표는 그로부터 4년 뒤였다.
구글은 올해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를 열고,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어 오는 6월 27일 픽셀 폴드를 공식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게 전부였다. 다른 폴더블 제품은 없었다. 그동안 밝혀진 코드명 수는 여럿이지만, 실제 공개된 제품은 픽셀 폴드 단 하나였다. 나머지 제품 개발은 어떻게 된 걸까.
구글이 직접 입을 열었다. 5월 29일(현지시간) 외신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에 따르면 아이비 로즈(Ivy Ross) 하드웨어 디자인 부사장을 비롯한 구글 임직원은 최근 메이드바이구글(MadeByGoogle)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로즈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픽셀 폴드 말고도 또다른 폴더블 스마트폰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픽셀 폴드(출처:Google)
단 해당 제품은 출시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부족했는진 알 수 없다. 그는 “이미 출시된 경쟁사 제품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아마 구글 내부에서 디자인이나 전체적인 완성도나 디자인이 타사 제품에 비해 떨어진다고 판단한 듯하다.
로즈 부사장 말처럼 구글은 픽셀 폴드 포함 최소 두 종류 이상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간 유출된 코드명이 증거다. 구글은 신제품 개발 내부 정보 유출을 잘 막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팁스터(정보유출가)와 외신을 통해 구글이 개발 중인 폴더블 제품 코드명이 공개됐다. 참고로 내달 출시를 앞둔 픽셀 폴드는 코드명 펠릭스(Felix)라고 불리던 제품이다.
펠릭스 외에도 코드명 피핏(Pipit), 패스포트(Passport)라고 불리는 폴더블 제품이 있었다. 피핏은 텐서 1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한 제품으로, 대화면 특화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12L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로즈 부사장이 언급한 제품이 피핏이라면, 지난해 안드로이드 12L 배포와 동시에 출시됐어야 했다.
픽셀 폴드(출처:Google)
패스포트는 이보다 먼저 유출된 개발 코드명이다. 패스포트는 지난 2020년 처음 알려졌는데, 정보가 많지 않다. 패스포트는 2021년 하반기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구글이 출시 시점을 다음 해 하반기까지 연기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소식이 끊겼다.
당시 로스 영(Ross Young)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구글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여타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황상 로즈 부사장 발언은 코드명 패스포트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단 구글이 직접 밝힌 건 아니기에 확답을 내리긴 어렵다.
이외 점보잭(Jumbojack)이라는 코드명과, 픽셀 패드라는 제품 명칭이 유출되기도 했다.
부족한 제품 개발을 멈추고, 완성도 높은 픽셀 폴드만 출시하기로 한 구글의 전략은 어느 정도 유효한 듯하다. 픽셀 폴드가 예상 외로 선방하고 있어서다.
픽셀 폴드(출처:Google)
샘모바일(Sammobile) 등 외신에 의하면, 픽셀 폴드는 미국 구글 온라인 스토어에서 품절 상태다. 출시 전부터 사전 예약 물량이 동난 것. 다시 말해 픽셀 폴드가 적어도 사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물론 사전 예약만으로 향후 픽셀 폴드의 행보를 예단하긴 어렵다. 정확한 초기 판매량이 공개돼야, 픽셀 폴드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구글 픽셀 스마트폰 점유율과 비교하면, 픽셀 폴드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현재 구글 픽셀 스마트폰은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픽셀 스마트폰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호주(5.4%)다. 이어 미국(4.6%), 캐나다(4.5%) 순이다. 점유율 5%를 넘는 곳은 세 곳이 전부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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