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포브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기술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아마도 ‘인공지능(AI)’일 겁니다. AI 챗봇 ‘챗GPT(Chat GPT)’가 화제를 모으며 생성형 AI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끌어올렸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그동안 AI 제품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에 신중하던 빅테크 기업들이 너도나도 AI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편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AI 개발이 인간에 미칠 위협을 걱정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지금처럼 AI 기술이 활발하게 개발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데요.
그는 지난 3월,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LI)’는 서한을 통해 “6개월 간 AI 개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 서한에는 일론 머스크를 포함해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 등 저명한 AI 전문가들도 여럿 이름을 올렸어요.
인간에 대한 AI의 위협 증가하자…프로 창업가 머스크가 세운 ‘뉴럴링크’
(출처: 뉴럴링크)
사실 머스크는 예전부터 인간에 대한 AI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6년, 인간 지능을 증강할 기술을 개발하고자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를 세웠어요. 머스크가 뉴럴링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만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인간의 뇌에 컴퓨터에 연결된 칩을 이식해야 해요. 머스크는 칩 이식이 성공한다면 기기 제어뿐만 아니라 각종 난치성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인간의 뇌에 칩을 심는 소위 말해 ‘뇌 임플란트’ 사업인 만큼 인체 실험이 불가피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래서 뉴럴링크는 우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아야 했어요. 하지만 지난 3월, 로이터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지난해 FDA로부터 이미 임상시험 승인을 거부당했다고 해요. 이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머스크의 뇌 임플란트 사업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했죠.
결국은 사람 뇌에 칩을 심는 수술…우려할 점이 뭐고, 이점은 뭐길래
(출처: 뉴럴링크)
지난해 뉴럴링크가 임상시험을 거부당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FDA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뉴럴링크의 뇌 임플란트 사업에는 크게 세 가지 우려 사항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신체적 위험인데요. 우선 뇌에 칩을 직접 심는 수술인 만큼 뇌 손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또 거부 반응으로 칩을 제거해야 할 경우, 뇌 손상이 벌어지게 되면 신체에 광범위한 위험을 일으킬 수도 있죠.
그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우려도 존재해요. BBC는 뇌라는 신체 기관이 굉장히 복잡하고, 인간이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장기적으로 컴퓨터 칩을 이식했을 때 신체에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무섭다는 겁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 같은데, 머스크는 왜 뇌 임플란트 사업에 전념하는 걸까요. 사실 이 사업에는 이점도 있긴 합니다. 칩이 뇌에 성공적으로 이식된다면, 의족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움직임이 어려운 절단 환자의 운동 능력을 향상할 수 있어요. 또한 파킨슨병, 간질과 척수 손상 관련 질병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비만, 자폐증, 우울증, 조현병 등 호르몬과 뇌 신경 질환 치료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해요.
“내 머리에도 심을 거야”라던 머스크…뉴럴링크, 드디어 임상시험 승인
(출처: 뉴럴링크)
그러던 지난 5월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뉴럴링크가 FDA의 인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뉴럴링크는 회사 트위터를 통해 “언젠가 우리 기술이 많은 사람을 돕게 될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임상시험 승인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뉴럴링크는 시험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진 않고, 조만간 상세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FDA 임상시험 승인으로 모든 우려가 완벽하게 해소됐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FDA 승인 절차가 상당히 엄격한 것을 고려할 때 큰 고비는 넘어선 것으로 보여요. 지난해 임상시험 거부로 연구에 제동이 걸렸던 뉴럴링크는 거의 1년 만에 후속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는데요. 과연 뉴럴링크는 ‘뇌 임플란트’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겠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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