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atentlyApple / EPO)
애플은 지난 2021년 위치추적 액세서리, 에어태그를 출시했다. 에어태그는 주로 물건 위치를 추적하는 용도로 쓰인다. 애플 기기를 통해 에어태그를 부착한 물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에어태그는 오로지 위치 추적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기에, 크기가 굉장히 작다.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더 큰 정도다.
최근 애플이 에어태그와 비슷해 보이는, ‘웨어러블 태그’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5월 14일(현지시간) 애플 특허 전문 외신 페이턴틀리애플(PatentlyApple)은 애플이 유럽특허청(EPO)에 출원한 건강 모니터링 웨어러블 태그 특허가 공개됐다고 전했다. 당초 이번 특허는 지난 2020년 처음 발견됐다. 애플 특허로 밝혀진 건 최근 일이다.
이는 애플이 회사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 엔지니어 명의로 특허를 출원했다.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애플은 종종 기술 특허나 상표권 출원 정보를 감추기 위해 대타를 동원하곤 한다. 예컨대 애플은 지난해 혼합현실(MR) 헤드셋 상표권을 출원한 사실을 숨기려고 페이퍼 컴퍼니 명의를 이용했다.
(출처:PatentlyApple / EPO)
올해 출시가 기대되는 애플 제품은 단연 MR헤드셋이다. 이번 특허 내용도 MR 헤드셋만큼 중요한 제품일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특허는 사용자 신체나 의류에 부착해 사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다루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신체 각 부위에 부착 가능하다.
태그는 어느 부위에 부착해서 사용하는 걸까. 특허 이미지를 보면 손, 손목, 팔, 가슴, 배, 허리, 허벅지, 정강이, 발목 등 여러 신체 부위에 착용할 수 있다. 도면에는 허벅지와 정강이에 태그를 부착한 모습이 나와있다. 즉 애플 웨어러블 태그는 꼭 한 부위에만 붙여서 쓰는 기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은 이 같은 특허를 출원한 데에 “전자 기기는 건강 관련 기능에 사용되지만, 원하는 범위의 건강 관련 기능을 전자 기기에 통합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다”며 “기존 기기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부피가 크거나 사용하기 번거로울 수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건강 모니터링을 위해선 에어태그와 같은 작은 태그형 제품이 유용하다는 얘기다.
애플에 따르면 웨어러블 태그는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 건강 상태를 수집한다. 태그를 여러 개 사용하면, 신체 부위 움직임 정보까지 모니터링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피트니스 추적 기능, 건강 모니터링, 자외선 노출량, 자세 교정, 낙상 감지, 재활 훈련 등 웨어러블 태그가 여러 용도로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Apple)
이를 구현하려면 태그 안에 여러 센서를 탑재해야 한다. 손목 위의 주치의라 불리는 스마트워치만 보더라도,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건강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예컨대 스마트워치는 광혈류측정센서(PPG) 센서로 심박수,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한다. 이외 심전도 측정을 위한 전기심박(ECG) 센서, 체성분 측정에 쓰이는 생체전기임피던스(BIA)를 탑재하고 있다.
단 애플이 구상한 웨어러블 태그는 스마트워치와 달리 독립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태그에는 화면이 없다. 웨어러블 태그가 수집한 각종 데이터는 외부 전자 제품으로 전송되며, 이 기기에서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오로지 측정만 가능하다는 말이다. 태그 설정도 외부 제품에서만 가능하다. 애플 기기가 없으면 사용이 어려운 에어태그와 닮았다. 예상이 맞다면, 외부 전자 제품이란 아마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다른 애플 전자 제품이 될 것이다.
웨어러블 태그와 외부 전자 제품은 무선 통신 기술로 연결된다.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셀룰러 네트워크 등 다양한 통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에어태그의 경우 블루투스와 ‘나의 찾기 네트워크’로 위치를 알린다. 근거리에선 초광대역(UWB) 무선 통신을 쓴다.
(출처:Apple)
태그 충전은 태양광, 무선 충전, 무선 주파수 등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무선 주파수를 이용한다는 건 자기공명 무선 충전을 뜻하는 듯하다. 무선충전은 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으로 나뉜다. 전자는 흔히 쓰이는 무선 충전 기술이다. 후자는 먼 거리에서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정리하면 애플이 특허로 제출한 웨어러블 태그는 건강 측정 센서만 탑재한 기기다. 사용하려면 반드시 주변 다른 애플 기기가 필요하다. 이외 기술적 사양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기기 연결 방식, 배터리 충전 등 ‘이런저런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라고만 명시돼 있다.
출시 가능성은 점치기 어렵다. 아직 특허 단계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활용할 계획이 없더라도 기술 선점 차원에서 특허를 우선 출원하는 경우가 많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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