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pple)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은 기존 통화 기능만 지닌 휴대전화에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다. 스마트폰이 소형 컴퓨터라고 불리는 이유다. 스마트폰은 PC처럼 수많은 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거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다. 다른 제품도 그렇겠지만, 장애가 있으면 스마트폰을 100% 활용하기 어렵다. 이에 업체들은 이른바 ‘접근성’이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접근성이란 몸이 불편한 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돕는 기능이다. 텍스트를 소리로 재생하는 기능, 색상 반전 등이 접근성 기능에 해당한다.
5월 16일(현지시간) 애플은 아이폰 접근성 기능을 한층 더 강화했다. 시각, 청각 장애를 지녔거나 언어·인지 능력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새로운 접근성 기능을 대거 선보였다. 애플이 발표한 기능은 ▲퍼스널 보이스(Personal Voice) ▲라이브 스피치(Live Speech) ▲포인트 앤 스피크(Point and Speak) ▲어시스티브 액세스(Assistive Access) 등이다.
(출처:Apple)
먼저 ‘퍼스널 보이스’는 사용자 목소리와 닮은 합성음을 생성하는 기능이다. 아이폰 화면에 나타난 무작위 문장을 약 15분간 읽으면, 기기가 알아서 사용자 목소리와 꼭 닮은 합성음을 만든다. 사용자는 이 합성음을 통해 타인과 의사소통하게 된다. 직접 말할 필요 없이, 아이폰을 통해 본인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합성음은 애플이 함께 공개한 ‘라이브 스피치’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라이브 스피치는 하고 싶은 말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퍼스널 보이스로 생성한 본인 목소리로 재생되는 기능이다. 음성 통화, 페이스타임(영상통화)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메신저 ‘빠른 답장’처럼 자주 사용하는 말을 미리 입력해 놓고 사용할 수도 있다.
애플은 병에 걸려 목소리를 상실할 위기에 걸린 이들을 위해 두 기능을 개발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에 걸리면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퇴화하면서 근육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발병 초기에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목소리를 잃게 된다. 퍼스널 보이스는 그 전에 목소리를 복제하고, 라이브 스피치는 대화를 가능케 하는 수단이다수단인 것.
(출처:Apple)
‘포인트 앤 스피크’는 저시력자를 위한 접근성 기능이다. 저시력자는 눈앞에 놓인 작은 글씨를 읽기 어렵다. 포인트 앤 스피크는 후방 카메라를 통해 글씨를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다. 단순히 텍스트를 확대하는 게 아니다. 화면 속 글씨가 무엇인지 크게 띄우고, 음성으로 들려준다. ‘확대경’ 앱에 내장된 기능으로 일종의 스마트 돋보기인 셈이다.
사용자는 손가락으로 글씨를 가리키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아이폰이 자동으로 손가락이 위치한 곳을 인지한다. 애플은 아이폰이 전자레인지에 작게 쓰인 글씨를 읽는 모습을 시연했다. 애플은 후방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 머신러닝 인공지능(AI)으로 포인트 앤 스피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다는 빛을 이용해 대상과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이다.
마지막 ‘어시스티브 액세스’는 인지 장애가 있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간편 사용 모드다. 어시스티브 액세스를 활성화하면 유저인터페이스(UI)가 단순하게 변한다. 음악, 통화, 메시지, 사진, 카메라 앱 등 주로 쓰는 앱 몇 가지를 홈 화면에 배치할 수 있다. 앱 아이콘은 마치 커다란 버튼을 배치한 것처럼 직관적이다.
(출처:Apple)
어시스티브 액세스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지원하는 ‘쉬운 사용 모드’와 비슷한 개념이다. 쉬운 사용 모드 역시 홈 화면에 필수 앱이 위치하며, 앱 아이콘 크기가 커다랗게 변한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UI를 효도폰 수준으로 단순하게 만드는 기능이다. 그래서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자주 권장된다.
이밖에 애플은 사인타임(SignTime)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사인타임은 수화 통역 서비스로, 그간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이제 국내에서도 사인타임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한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에 사인타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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