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페데리코 베키오(Federico vecchio))
운전을 하다가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는 차량들 때문에 놀란적은 없으신가요? 분명히 사이드미러를 통해 차량 후방을 봤는데도 말이에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차량이 나타나면 운전자는 급정거를 하게 되고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높아지죠.
이런 경험을 겪는 이유는 모두 사각지대 때문이에요. 미국 교통안전청(NHTSA)의 통계에 따르면 사이드미러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는 전체 자동차 사고 중 9%를 차지하고 있어요. 사이드미러는 운전자의 후방 시야를 확보해주는 중요한 기능을 해요. 하지만 모든 사각지대를 비춰주지는 못하는 한계가 따르죠.
일반 사이드미러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 바로 디지털 사이드미러(DSM)에요. 사이드미러의 일반적인 형태인 광학 사이드 거울 대신에 카메라를 장착했죠.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주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GV60 등 전동화 모델에 장착돼있어요.
(출처: SBS)
(출처: SBS)
장점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일반 사이드미러보다 넓은 시야로 사고 위험성을 줄여줘요. 거울이 달린 일반적인 형태의 사이드미러 후방 시야각은 16도에 불과하다고 해요. 하지만 거울 대신 카메라가 장착된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이보다 최대 29도까지 넓은 후방 시야각을 제공해주죠.
거울 대신 장착된 소형 카메라는 일반 사이드미러보다 공기 닿는 면적도 약 2.8% 정도 줄어 공기의 저항을 개선해주는 효과를 가져요. 공기 저항이 최소화되면 차량의 연비와 주행 안정성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 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악천후에도 선명한 시야를 제공해줍니다. 비오는 날 사이드미러를 보면 어떤가요? 빗방울로 얼룩져서 선명하게 사이드미러를 확인할 수 없죠.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에도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요.
(출처: crast)
처음부터 허용됐던 건 아냐!
하지만 처음부터 디지털 사이드미러에 대한 국내 인식이 좋았던 것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카메라 사이드미러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못했죠. 이유는 카메라가 실제를 담는 거울처럼 일반적인 시야를 제공해줄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었어요.
자동차의 국제 기준을 결정하는 유엔 자동차 기준세계포럼(WP29)은 2015년 법적으로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허용했어요. 단,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거울로 보는 것과 유사한 시야와 화질이 제공된다는 조건 하에 말이에요. 그 직후 2016년 일본도 카메라가 거울을 대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어요.
반면 국내는 2017년에 접어들어서야 관련 법안인 ‘자동차 및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이 개정됐어요. 하지만 그 자체도 카메라와 거울이 모두 부착돼있어야만 법적으로 인정했어요. 카메라가 거울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죠. 거울 대신 카메라로 완전히 대체된 사이드미러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린 것은 2020년부터였어요.
(출처: 현대자동차)
원리
그렇다면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쉽게 설명해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가 비춰준 외부 상황을 차량 실내 모니터 2개로 각각 전송해줘요. 이로써 운전자는 내부 모니터를 보고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요.
가장 먼저 거울 대신 장착된 외부의 FHD(Full High Definition) 카메라는 선명한 화질로 후방을 촬영해요. 그 후 아날로그 신호로 촬영된 영상은 많은 데이터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압축하기 위해 디지털 신호 영상으로 전환돼요. 아날로그 신호 영상은 연속된 형태로 모든 잡음까지 포함하는 반면 디지털 신호 영상은 0과 1 두가지 숫자로 표현되며 더욱 잡음을 줄이고 정확하게 영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되죠.
이미지센서와 시스템온칩(SOC)이 바로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담당해요. 이미지센서는 초당 60 프레임 속도로 아날로그 신호 영상을 디지털 신호 영상으로 변환하고, 시스템온칩은 디지털 신호를 제어하고 가공처리 해줘요. 이미지센서와 시스텝온칩 과정에서 멀티포커싱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로 밝기와 거리도 선명하게 표현해주게 되죠. 그렇게 정확한 형태로 디지털 신호 처리된 영상은 전선을 통해 실내에 배치된 2개의 모니터로 각각 전달돼요.
디지털 사이드미러 습기 (출처: 제네시스 GV60 공식동호회 온라인 커뮤니티)
한계
하지만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마냥 좋은 건 아니에요. 일부 디지털 사이드미러 내부에는 습기가 차는 현상이 한계로 지목되기도 해요. 해당 현상을 겪은 사용자들에 따르면 주로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화면이 모니터에 나타난다고 해요. 심한 경우에는 빛 번짐까지 나타나 더욱 시야 확보에 방해를 주죠. 일교차가 커지는 날엔 더욱 심해지기도 하고요.
전문가들은 카메라 렌즈와 렌즈를 보호하는 플라스틱 사이에 생긴 틈으로 해당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어요. 이러한 현상은 열선 센서로 해결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빗방울이 감지되거나 와이퍼가 작동되는 등을 센서로 감지해 열선이 자동으로 켜지도록 작동된다고 해요. 저온에도 자동으로 열선 센서가 켜지면서 눈이나 서리로 인해 시야를 방해할 요소를 차단해주기도 해요.
하지만 열선 센서를 작동시켜도 동일한 현상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운전자들은 결국 수리센터에 가서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교체하는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아요. 그렇다고 수리센서에 가더라도 또 같은 문제가 반복되기도 합니다.
(출처: giphy)
결론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악천후나 사각지대의 영향을 줄여 운전자의 사고 위험성을 크게 줄여줘요. 하지만 국내에 도입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그 기능이 아직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진 않아요. 만약 내부 센서에 습기가 차면 후방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고 운전자는 차량 주행을 멈춰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 올지도 모르죠. 운전자가 믿고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사이드미러로 발전하기까지 조금 더 기다려봐야겠어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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