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리 삶은 많은 부분에서 편리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집 밖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집 밖에 있는 이도 가족에게 연락하려면 공중 전화로 향하거나, 사용 가능한 전화기가 있는 곳을 찾아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메신저 앱으로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이메일도 확인할 수 있고, 웬만한 금융 업무도 다 처리할 수 있죠.
그뿐만 아닙니다. 예전에는 극장에 가서 봐야 하는 영화도 OTT 앱을 켜면 볼 수 있어요. 또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하루 만에 받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쿠팡이나 마켓 컬리는 아예 식재료 같은 건 새벽에 싱싱하게 배송해주고요. 그래서 마트에 가서 장 보는 일도 적어졌습니다. 불필요하게 멀리 나갈 필요도 없어졌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우리 일상은 터치 몇 번으로 모든 걸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건 어려워요. 스마트폰이 없다면, 불안해하거나 일상 생활에 지장을 느낄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기가 등장했다면 어떨까요. 솔직히 지금으로선 어떤 모습일지 가늠조차 안 되는데요.
‘영화 보는 줄’…손바닥에 띄워 전화하는 일, 현실이 되다
임란 초드리 휴메인 CEO (출처: 나인투파이브구글)
그런데,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현실에서 등장했다고 해요. 지난 20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2023 테드(TED) 콘퍼런스에서 AI 기술이 적용된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어요.
전 애플 디자이너이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임란 초드리(Imran Chaudhri)가 기기를 시연했는데요. 그의 왼쪽 가슴엔 스마트폰보다 훨씬 작은 사각형의 웨어러블 기기가 부착돼 있었어요. 대체 저 작은 기기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던 건지 궁금해졌던 찰나에, 갑자기 어디선가 벨소리가 울리죠.
(출처: 나인투파이브구글)
벨소리는 다름 아닌 초드리의 것이었습니다. 그는 청중에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으려고 했는데요. 그랬던 그가 꺼낸 것은 스마트폰이 아닌, 바로 자신의 손바닥이었습니다. 그는 손바닥에 나타난 발신자 정보를 청중에게 보여주며, 본인의 아내이자 휴메인 공동 창업자 베다니 본지오르노(Bethany Bongiorno)와 통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을 현실에서 구현했는데요. 가슴에 부착한 기기에 그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해당 기기에는 가상 디스플레이를 생성하는 레이저 프로젝터가 탑재됐어요. 레이저의 색은 녹색으로, 출력된 화면은 상당히 선명했어요.
음성 명령도 알아서 척척…가슴에 부착된 작은 기기가 보여준 놀라운 반전
(출처: 나인투파이브구글)
또 임란 초드리 CEO는 해당 기기의 음성 비서 역할도 선보였어요. 초드리는 여행지에서 아내의 선물을 살 곳을 추천해달라고 말했는데, 기기는 밴쿠버의 인기 쇼핑지를 추천해줬죠. 심지어 해당 기기는 실시간 번역을 담당하는 세 개의 카메라가 있습니다. 덕분에 기기는 초드리의 말을 프랑스어로 번역했고, 그의 목소리와 유사한 AI 음성으로 제공하는 능력도 선보였어요.
초드리는 웨어러블 기기는 착용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말했어요. 해당 기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올해 안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돼요. 물론, 이 기기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가슴에 대고 음성으로 말하는 게 스마트폰처럼 조용히 터치하는 것보다 덜 실용적이라는 겁니다. 음성으로 말하면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 사생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져요.
(출처: 나인투파이브구글)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유용하든 간에, 해당 기기는 먼 훗날 우리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미래를 제시했어요. 형태는 현재 공개된 것에서 얼마든지 더 발전할 수 있어요.
신기술이 등장하면 과거의 기술은 대체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피처폰이나 MP3 등 수많은 과거 기술이 대체됐으니까요. 스마트폰 이전의 피처폰도 등장 당시에는 상당히 혁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때 혁신도 기술이 발전하면서 결국 과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스마트폰도 또 다른 신기술에 대체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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