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술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것은 인공지능(AI)입니다. 지난해 11월 말 등장한 챗GPT(Chat GPT)가 AI 열풍을 몰고 왔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AI 관련 제품이 기업 내부에서 조용히 테스트 한 것과 다르게, 챗GPT는 모든 대중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파급력도 대단했죠. 순식간에 전 세계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모은 챗GPT에 빅테크 업계는 들썩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오랜 투자를 해왔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MS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전념했어요. 챗GPT의 부상은 MS에게도 큰 기회였습니다. MS의 검색 엔진 ‘빙(Bing)’은 그동안 구글에 치이며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약 4%만을 점유하고 있었는데요. 이런 빙에 챗GPT를 접목한다면, 구글 검색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라 MS는 판단했죠.
MS와 오픈AI 연합에 마음 급해진 구글…서둘러서 ‘바드’ 공개
(출처: techiexpert)
MS가 빙에 챗GPT를 결합할 것이란 계획은 올해가 되면서 거의 확실시되는 듯했습니다. 이에 마음이 급해진 건 당연히 구글이었죠. 앞서 구글은 지난해 말, 챗GPT가 큰 인기를 끌면서 회사 내부에 심각한 위기 경고를 의미하는 ‘코드 레드(Code Red)’를 선언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했습니다.
구글은 항상 AI 제품 개발에 신중을 가하는 편이었어요. 제품을 공개했다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회사의 평판에 좋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컸습니다. 또 대중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도 컸고요. 하지만 MS와 오픈AI의 연합은 구글을 조급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구글은 지난 2월 6일(현지 시간), MS보다 하루 먼저 챗GPT 대항마 바드(Bard)를 공개했죠.
(출처: 블룸버그)
그런데, 조급함이 너무 지나쳤던 걸까요. 바드가 오답을 내놓은 사실이 조명되면서 구글은 망신살을 샀어요. 사실 바드를 공개하기 전 구글 내부에서는 아직 바드를 공개할 때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회사는 무리해서라도 출시를 강행한 겁니다. 이는 챗GPT가 구글의 주요 사업인 검색을 뒤흔들 수 있다는 조바심에서 비롯된 거예요.
적어도 3시간씩 직원 테스트 시키더니…이번에는 아예 AI 팀 출범시켜
(출처: 구글)
그동안 AI 분야에서 1인자는 구글이었습니다. 그런 구글에게 오픈AI의 위협, 그리고 바드 공개로 인한 망신은 상당히 굴욕스러웠을 거예요.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후 직원들에게 바드를 테스트하는 데 적어도 하루 3시간을 할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해요. 직원들은 바드가 오답을 말할 경우 직접 수정 사항을 입력해야 했죠.
구글은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며, 대중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완벽한 제품이 나온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회사의 최우선 과제는 바드를 비롯해 AI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인데요. 이에 구글은 아예 새로운 AI 팀을 출범시켰습니다. 지난 4월 20일(현지 시간), 구글은 자사 AI 연구소 ‘딥마인드(DeepMind)’와 ‘브레인(Brain)’을 통합한다고 밝혔어요. 통합되는 AI 팀의 이름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입니다.
(출처: 딥마인드)
딥마인드는 지난 2014년, 구글이 인수한 영국의 AI 연구소로,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브레인은 구글 딥러닝 연구팀으로서, 내부 제품 연구와 개선을 맡아왔고요. 두 팀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AI 인재를 하나로 집중시켜 AI 분야 발전을 가속할 것이라는 구글의 의지를 나타냅니다.
새로운 AI 팀으로 치열해진 AI 경쟁 이겨내려는 것…딥마인드, 전환점 될까
결국 구글은 새로운 AI 팀을 출범시켜 AI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실제로 거의 10년 동안 회사는 AI 분야에서 변함없는 일인자였어요. 대형언어모델(LLM)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 트랜스포머(Transformers) 모델, 심층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 등을 발표하며 관련 분야를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뒤로, 대중의 관심과 AI 주도권을 뺏겼다는 평가가 많았어요.
게다가 MS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생성 AI 개발에 전념하면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새로운 AI 팀을 출범시켜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요. 과연 구글 딥마인드의 출범으로 구글은 AI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AI 경쟁이 더 흥미로워질 것 같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