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0x0d)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는 가장 대중적인 PC 운영체제(OS)다. 데스크톱, 노트북은 대부분 윈도우를 탑재한다. 하지만 모든 전자 기기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단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가장 많이 채택된다. 태블릿도 구글과 애플 운영체제가 대세다. 모바일 분야에선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휴대용 콘솔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 휴대용 콘솔은 독자적인 운영체제(OS)를 탑재한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스팀덱 역시 그렇다. 스팀덱은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스팀OS라는 자체 개발 운영체제를 사용한다. 물론 윈도우를 탑재한 휴대용 콘솔이나, 윈도우를 설치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선택지라고 보기 어렵다.
당초 윈도우는 마우스와 키보드 중심의 PC 환경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다. 그러다 보니 터치를 지원하더라도 화면이 작은 기기에선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메뉴나 버튼 크기가 작아서다. 화면이 큰 노트북이나 태블릿이라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폼팩터 크기가 작은 휴대용 콘솔과 같은 제품에선 불편하다.
(출처:@h0x0d)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휴대용 콘솔에 적합한 윈도우를 개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 관련 아이디어가 제출된 정황이 포착돼서다. 4월 13일(현지시간) 외신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연 내부 해커톤에서 일부 직원들이 휴대용 콘솔에 적합한 윈도우 개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참고로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여러 직군이 팀으로 뭉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기간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시연 가능한 데모 버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해커톤도 다르지 않다. 직원들이 팀을 이뤄 아이디어를 내고, 경영진이 그중 일부를 선택한다.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한 팀은 윈도우가 왜 휴대용 콘솔에 어울리지 않는지 설명했다. 그들은 윈도우 유저 인터페이스는 터치나 컨트롤러로 조작하기 어렵고, 스팀OS처럼 게임 전용 런처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휴대용 콘솔에 윈도우를 설치하더라도, 호환성이 부족해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출처:@h0x0d)
이들은 직접 작업한 휴대용 콘솔용 윈도우 11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첫 번째는 휴대용 콘솔 윈도우 11에서 실행되는 전용 게임 런처다. 런처는 시제품에 불과하지만, 여타 휴대용 콘솔 런처처럼 직관적이다. 컨트롤러로 메뉴를 조작하거나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스팀, 에픽게임스토어 등 다양한 게임 플랫폼을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컨트롤러만으로 텍스트를 입력하는 키보드도 적용했다. 컨트롤러로 가상 키보드에 위치한 각 텍스트를 선택해서 입력하는 방식인데, 이 역시 다른 휴대용 콘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외 이전에 한 차례 유출된 바 있는 새로운 작업표시줄도 보인다. 현재 윈도우 11 작업표시줄과 달리 테두리가 완만한데, 맥북에 탑재된 독과 비슷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구현한다면 시기상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팀덱을 시작으로 휴대용 콘솔이 재조명받고 있어서다.지난해 출시된 스팀덱은 기대 이상의 인기를 구가했다. 정확한 판매량은 알기 어렵지만, 작년에만 최소 10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스팀덱은 지난해 162만대 판매됐다. 올해 역시 185만대가량 판매될 전망이다. 출시 2년간 총 300만대 이상 팔릴 거란 얘기다.
(출처:@h0x0d)
스팀덱이 성공하자 연달아 다양한 휴대용 콘솔이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게이밍 PC 주변 기기 업체 레이저와 로지텍은 각각 새로운 휴대용 콘솔을 선보였다. 대만 PC 제조사 에이수스도 올해 휴대용 콘솔을 깜짝 공개했다. 휴대용 콘솔에 도전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휴대용 콘솔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수 있다.
게임 분야 역량을 강화 중인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선 꽤 괜찮은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휴대용 콘솔용 윈도우를 내놓으리란 보장은 없다. 경영진이 해커톤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채택했는지도 불분명하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 의향이 있다면 조만간 추가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