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etflix)
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부터 자사 앱에 모바일 게임을 탑재해, 구독자들에게 제공했다. 당시에는 단순히 구독자 유인 수단으로 여겨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넷플릭스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목표는 단순히 구독자 확보가 아닌 듯하다. 예상보다 게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는 그간 넷플릭스 행보에서 잘 드러난다. 넷플릭스는 최근 1~2년 새 게임 개발 스튜디오 4곳을 사들였다. 인수 비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그 중 한 곳 인수에만 7200만달러(920억원)을 쏟아부었다고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자체 게임 개발 스튜디오까지 구축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지난해 발표한 산하 스튜디오만 두 곳이다.
같은 해, 넷플릭스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AAA급(대작) 게임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넷플릭스 채용 공고가 소스였기에, 이는 예정된 수순으로 여겨졌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당해 10월 클라우드 게임 진출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순에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못을 박았다.
(출처:Netflix)
그러나 넷플릭스는 매번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개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생략했다. 항상 ‘진행하고 있다’ 수준의 답변에 그쳤다. 최근 넷플릭스가 구상 중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연관 가능성 있는 자료가 유출됐다. 짧은 앱 코드 한 줄이지만, 이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3월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앱 개발자 스티브 모저(Steve Moser)가 iOS용 넷플릭스 앱에서 새로운 코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중요한 건 코드 옆에 적인 내용이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코드 옆에는 “TV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컨트롤러가 필요합니다. 이 전화기를 게임 컨트롤러로 사용하시겠습니까”라는 문자가 포함돼 있었다.
불과 일주일 전 리안 룸베(Leanne Loombe) 넷플릭스 게임 부사장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언급하며, 다양한 기기에 게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모든 화면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넷플릭스 목표는 회원들이 소유한 모든 넷플릭스 기기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클라우드 게임은 한 가지 기기에서 실행되지 않는다. PC,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TV, 휴대용 게임기 등 다양한 기기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대표주자 마이크로스프트(MS)만 보더라도, 자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을 다양한 기기에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인 넷플릭스가 TV에 게임을 제공하는 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럼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무엇일까. 아직 넷플릭스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았기에 확언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서비스 종료한 구글 스타디아(Stadia)와 같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마이크 베르두(Mike Verdu) 넷플릭스 부사장은 “스타디아는 기술적으로 성공했지만 사업 모델에 문제가 있었다”며 넷플릭스는 완전히 다른 사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디아는 구글이 출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지난 1월 서비스 종료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타이틀 확보가 곧 경쟁력이다. 그래야 더 많은 사용자를 모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구글은 더 많은 타이틀 확보에 실패했다.
(출처:Netflix)
이에 반해 넷플릭스는 이미 2억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 웬만한 스마트TV는 다 넷플릭스를 지원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넷플릭스가 게임 서비스 영역을 TV로 확장하는 데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넷플릭스는 결국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며,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이번 단서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가리키는 게 아닐 수도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 라인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만 70여개며, 올해 출시 예정인 타이틀만 40여개에 달한다. 즉 단순히 TV에서 모바일 게임을 제공하는 선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 것. 과연 새로 발견된 코드는 무엇을 의미할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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