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4일(현지 시간),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궈(Ming-Chi Kuo)는 애플이 에어팟 프로 2의 USB-C타입을 출시한다고 전망했다. 실제 맥세이프(MagSafe) 충전기, 애플 워치 충전기 등 다양한 충전기와 호환되는 에어팟 프로 2의 C타입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밍치궈는 올해 2분기에서 3분기 사이에 USB-C타입 충전 방식이 적용된 제품의 대량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작년 9월, 애플은 에어팟 프로 2를 출시한 바 있다. 애플이 에어팟 프로 2의 C타입 충전 케이스를 별도 판매할지, 혹은 에어팟 프로의 추가적인 업데이트 사항과 함께 C타입 충전 케이스가 제공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작년 6월, 유럽 연합은 기업의 전자 기기에 USB-C타입의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 법안을 내세운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애플의 기존 충전 방식에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이전까지 애플은 C타입 충전 방식이 아닌, 자체 유선 연결 규격으로 제작된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유럽 연합의 법안이 적용되면, C타입 충전 방식이 스마트폰 시장의 표준이 된다.
작년 10월, USB-C타입의 충전 방식 표준화 법안의 최종 승인이 이뤄진 바 있다. 이제 내년부터 유럽 연합 회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부분의 전자 기기에서 C타입 충전 방식이 적용된다. 내년 12월 28일까지 모든 모바일 기기의 충전 방식이 C타입으로 표준화가 촉구되며, 이후 규제의 적용이 의무화된다.
법안에 따르면, C타입 충전 방식을 적용해야 하는 전자 기기 품목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헤드폰, 휴대용 비디오 게임 콘솔 기기, 디지털 카메라 등이 포함된다.
법안이 시행되면 USB-C 타입 충전 장치를 전자 기기 제품군에서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노트북만 예외적으로 2026년 봄부터 적용이 의무화된다. 노트북과 같은 장치에 필요한 C타입 충전기는 고전력을 기반으로 하며, 고전력 C타입 충전기는 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럽 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C타입 충전 방식의 표준화는 불필요한 충전기의 구매를 방지한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기의 충전 방식이 모두 다르면 그만큼 충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기별로 충전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돈이 낭비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C타입으로 충전 방식이 표준화되면, 하나의 충전기로 여러 기기를 충전할 수 있어 별도의 충전기 구매는 필요없게 된다. 전자 폐기물 양도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애플은 매년 9월에 아이폰과 같은 주력 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밍치궈는 애플이 빠르면 올해 제품의 충전 방식에 변화를 줄 것으로 추측했다. 반면, 마크 거먼은 이미 애플은 USB-C 타입 충전 커넥터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내년까지 애플이 USB-C타입의 충전 방식을 에어팟을 비롯한 맥 액세서리로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규제의 의무화가 시작되는 내년부터 아이폰 제조업체가 충전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물론 애플이 C타입 충전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충전 방식의 표준화 정책은 무선 충전 기기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해당 정책은 USB-C타입 유선 충전 연결 방식의 표준화를 주장하고 있다. 애플이 만약 유선 충전이 아닌 무선 충전 시스템을 제품에 도입할 경우, 해당 법안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C타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표준화 정책 규정을 피할 수 있다.
재작년 11월, 애플은 유럽 연합의 충전 방식 표준화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C타입 충전 방식의 표준화가 오히려 C타입이 아닌 다른 방식의 케이블을 폐기하도록 촉발하면서, 전자 폐기물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애플은 충전 방식의 표준화가 기술의 혁신을 방해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애플은 C타입 충전 방식 반대에도 불구하고, C타입 충전 방식을 적용한 맥북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소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애플이 C타입 충전 방식으로 전환할지, 혹은 무선 충전 방식을 도입해 정책을 회피할지, 그것도 아니면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고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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