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가상현실(VR) 헤드셋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물론 VR 헤드셋 시장 자체가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해당 시장에서 메타는 거의 8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요.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메타의 2세대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2(Meta Quest 2)’는 1000만 대 이상 판매되면 현재 가장 많이 팔린 헤드셋으로 평가돼요.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VR 헤드셋으로 메타를 열심히 추격하고 있는 소니는 시장 점유율 5%를 차지하고 있어요.
여기에 올해는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이 시장에 데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작은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돼요. 아이폰을 필두로 소비자와 친숙한 전자 기기 시장에서 엄청난 입지를 가진 애플이 헤드셋 시장에 진입한다면 헤드셋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애플의 헤드셋이 메타 퀘스트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 상황에서 메타도 차세대 제품은 물론, 헤드셋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컨트롤러로 모든 걸 조정하기엔 불편한데…손으로 모든 가상 요소를 제어하고자 했던 메타
(출처: Giphy)
사실 VR 헤드셋으로 게임을 할 때는 손에 쥔 컨트롤러가 당연하다고 생각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메타는 VR 헤드셋을 단순히 게임이나 오락 도구를 넘어서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되길 원하죠. 애초에 회사가 꿈꾸는 메타버스 비전은 일상에서 하는 업무나 회의 등을 모두 수행하는 것이니까요. 컴퓨터로 타이핑하는 업무만 생각해도, 손에 컨트롤러를 쥐고 있는 상태에선 불편할 겁니다.
물론 메타의 제품은 반드시 컨트롤러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지난 2019년, 회사는 사용자의 손을 추적하는 기술을 개선해 가상 요소를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손으로 가상의 버튼을 누르거나, 스크롤을 내리는 데는 불편했습니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모은 채로만 가상 요소를 선택할 수 있었어요. 그렇기에 자유롭게 다섯 손가락을 활용해야 하는 키보드 타이핑은 꿈꾸기 어려웠죠.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사용하듯…직접 터치 가능한 ‘다이렉트 터치’ 기능 실험 중
그런데, 메타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할 기능을 실험 중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지난 3월 24일(현지 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메타는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컨트롤러 없이 가상 요소를 탭 하거나 터치할 수 있는 ‘다이렉트 터치(Direct Touch)’를 테스트하고 있어요. 해당 기능은 현재 배포 중인 퀘스트 V50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포함됐다고 해요. 매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공된 즉시, 기능을 사용해봤다고 해요.
퀘스트 헤드셋의 외부 카메라가 사용자의 손 움직임을 추적합니다. 그러면 헤드셋 상으로 나타나는 화면에는 사용자의 손이 반투명하게 나타나요. 사용자는 자신의 손으로 앞에 있는 가상 화면의 메뉴를 터치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어요. 더 버지에 따르면 가상 화면을 스크롤 할 때 생각보다 반응 속도가 빨랐다고 해요.
키보드 타이핑은 아직 불편…그래도 VR 헤드셋의 실용도 높이는 좋은 아이디어
(출처: Giphy)
하지만 여전히 키보드 타이핑을 하는 데엔 다소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텍스트를 입력 유저 인터페이스(UI)를 탭하면 가상 키보드가 나타나는데요. 더 버지는 손을 올려둘 물리적 키보드가 없다 보니, 정확한 키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웠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때때로 다른 키가 눌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어를 입력하는 동안 예상되는 단어를 제안해줘서 그나마 도움이 됐다고 해요.
터치 성능에서도 기존에 활용했던 ‘집게손가락’ 방식보다 덜 안정적이었다고 해요. 다만 아직 해당 기능이 테스트 중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은 분명합니다. 애초에 실생활에서 헤드셋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손도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에요. 애플도 유사한 기능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메타도 밀리고 싶진 않을 겁니다. 만약 메타가 완벽하게 실행되는 다이렉트 터치 기능을 출시한다면, 공상 과학 영화에서 나오던 가상 스크린 터치와 조작이 먼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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