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1세대를 내놓은 이후, 폴더블폰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와 화면이 세로 방향으로 접히는 갤럭시 플립 두 가지 라인업을 구축했고, 현재 4세대까지 출시됐다. 이에 질세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하나둘 자체 폴더블폰을 만들고 있다.
예컨대 중국 오포(Oppo)는 화면 주름을 줄인 ‘오포 파인드 N’ 1세대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갤럭시 폴드·플립 라인업을 그대로 따라한 ‘오포 파인드 N’ 시리즈를 2세대까지 출시했다. 샤오미는 갤럭시 폴드와 닮은 ‘샤오미 미 믹스’ 시리즈를, 모토로라는 갤럭시 플립처럼 생긴 ‘레이저(Razr)’ 폴더블폰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맥을 못쓰는 화웨이 역시 폴더블폰 메이트 시리즈를 매년 출시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원플러스, 아너, 비보 등 중국 BBK그룹 산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거의 다 폴더블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폴더블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가 있다. 애플이다.
애플은 지금껏 한 번도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물론 오래전부터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단 하나도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폴더블 아이폰은 멀어져갔다. 최근 팁스터(정보유출가)들은 최소 2024~2025년 이후에 애플의 첫 폴더블 제품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애플은 지금껏 폴더블 기술에 관심이 없었던 걸까. 그건 아니다. 애플은 일찍 폴더블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 2016년 출원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가 방증이다. 애플은 이후에도 다양한 폴더블 특허를 내놓았다. 애플 특허 전문 매체 페이턴틀리애플(PatentlyApple)에 따르면 애플이 내놓은 폴더블 관련 특허는 88개에 달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월 20일(현지시간) 외신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Insider)는 애플이 미국 특허청(USPTO)에 새로 출원한 폴더블 특허(출원번호:US20230079485)가 최근 공개됐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2월 해당 특허를 출원했다. 미 특허청이 특허를 공개한 날짜는 이달 16일이다.
특허 제목은 ‘낙하 감지를 이용한 화면 보호용 자동 접이식 디스플레이 장치·기술’이다. 즉 폴더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화면을 보호하는 기술을 다루고 있다. 특허 문서를 보면, 이 기술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가속도 센서를 이용한다. 가속도 센서가 낙하를 감지하면, 폴더블폰이 접히면서 화면을 보호한다는 것.
대부분 스마트폰 안에는 X, Y, Z 축을 인지하는 가속도 센서가 들어가 있다. 가속도 센서는 스마트폰(사용자) 운동 방향을 감지하는데, 걸음수 등 다양한 운동 측정에 사용된다. 애플은 가속도 센서를 이용해, 충돌 감지 기능을 구현하기도 했다. 충돌 때처럼 스마트폰이 낙하하면 그에 따른 힘이 발생한다. 알고리즘만 잘 짠다면 기능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애플이 언제 폴더블폰을 내놓을진 미지수나, 실제 이번 특허를 적용한다면 화면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폴더블폰은 접혔다 펼칠 때 발생하는 응력(Stress)를 줄이기 위해 디스플레이 두께를 최소화하기 때문. 패널을 보호하는 커버 글라스는 초박막유리(UTG)로 만들며, 내부 센서를 패널에 통합하는 경우가 많다.
단 이 특허를 적용한 제품이 나오더라도, 파손을 완전히 방지하기란 어려울 듯하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인 힌지(경첩)를 보호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화면을 접기 위해 힌지라는 부품을 사용한다. 힌지 안에는 수십에서 수백 개 부품이 집약돼 있기에, 충격을 받지 않는 편이 좋다.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업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구글마저 올해 첫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제 남은 곳은 애플이다. 애플은 언제쯤 폴더블폰을 내놓을까. 그리고 지금까지 내놓은 특허 기술을 얼마나 사용할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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