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980 프로 SSD 정품 사진 (출처: 삼성)
3월 19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탐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삼성 980 프로(Pro)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가품이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품은 진품인 삼성 980 프로 SSD보다 성능은 떨어지고 가격은 저렴하다.
삼성 980 프로 SSD는 출시된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PCIe 4.0 드라이브 중 하나다. PCle 4.0 드라이브란 그래픽카드와 SSD를 연결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최고속 PCle 표준이다.
트위터리안 포시포시(@harukaze5719)는 중국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바이두 톄바(Baidu Tieba)에서 작성자(@Harukze5719)가 게시한 삼성 980 프로 가품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 속 가품은 정품과 동일한 삼성 980 프로 2TB 위조된 스티커까지 부착돼 진품처럼 보였다. IT 전문 매체인 핫하드웨어(HotHardware)에 따르면 가품 제작자는 펌웨어와 제품 아이디까지 해킹해 정품을 위조한 것도 드러났다.
삼성은 주로 자사의 SSD에 SSD 컨트롤러와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칩을 사용해 생산한다. 이를 통해 삼성의 가품을 구별할 수 있다.
먼저 가품과 진품은 SSD 컨트롤러에서 차이를 보였다. 삼성의 980 프로 SSD 진품은 동적 램(DRAM) 설계의 8nm(나노미터) 공정이 기반된 엘피스(Elphis) 컨트롤러가 사용된다. 탐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삼성에 탑재한 컨트롤러는 타사의 컨트롤러보다 크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해당 가품은 대만 TSMC의 12nm 공정으로 생산된 맥시오(Maxio) MAP1602A PCle 4.0 SSD 컨트롤러가 사용됐다. 가품에 장착된 컨트롤러는 정품 컨트롤러와 달리 기억 장치인 동적 램이 필요없는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삼성의 980 프로 가품 (출처: 바이두 테바(Baidu Tieba)의 작성자(@Harukze5719))
가품과 진품은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은 비휘발성으로 데이터를 저장해 휴대용 장치에 많이 사용된다. 진품인 삼성의 980 프로는 128 레이어의 TLC(Triple-Level Cell) 3D V낸드(Vertical Nand)를 탑재하고 있다. 반면 가품은 중국 YMTC에서 Xtacking 2.0 아키텍처로 제조한 128 레이어의 TLC 3D 낸드(X2-9060)를 탑재했다. 삼성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 V낸드는 수직으로 쌓아 올린 3차원 공간에 각 층을 연결해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의 기술로 제조된 진품의 3D V낸드와 중국의 기술로 제조된 가품의 3D 낸드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에서 가품과 진품의 SSD 속도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SSD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Windows)용으로 제공되는 디스크 드라이브 벤치마크 도구다. 삼성의 980 프로는 약 4.5GBps(기가비피에스)에서 4.8GBps 사이의 SSD 속도를 제공했다. 하지만 가짜인 980 프로 드라이브는 3.2GBps와 3.9GBps 사이의 SSD 속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의 980 프로 가품 (출처: 바이두 톄바(Baidu Tieba)의 작성자(@Harukze5719))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씨앤위(Xianyu)에는 삼성의 980 프로 2TB(테라바이트) 가품이 880위안(한화 약 16만 9000원)으로 판매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는 미국에서 169.99달러(한화 약 22만 2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진품보다 훨씬 저렴했다.
탐스하드웨어는 특히 중국에서 컴퓨터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탐스하드웨어는 중국 쇼핑 플랫폼에서는 삼성의 980 프로 드라이브가 아니더라도 소비자의 눈을 피해 가품을 판매하는 불법적인 판매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탐스하드웨어는 알리익스프레스(AlieExpress), 타오바오(Taobao)와 같은 유명한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도 불법 판매자를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불법으로 가품을 판매하는 중국 판매자들은 미국의 소매 업체에도 침투했다. 탐스하드웨어는 삼성의 휴대용 SSD인 T5 가품 30TB 용량을 월마트(Walmart)에서 단 39달러(한화 5만원)에 판매하는 등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아마존(Amazon)에서 터무니 없이 저렴한 가격인 100달러(한화 13만 6000원)에 16TB 용량의 USB 3.1 M.2 SSD를 구매했지만 실상은 아니기도 했다. 알고보니 해당 장치는 16TB SSD가 아닌 64GB(기가바이트) 용량의 USB 2.0 마이크로 SD(Secure Digital) 카드였다. 이에 탐스하드웨어는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충동적인 구매보다 신중한 구매를 당부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나유권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