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매년 상반기에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를 열고 다양한 신제품을 전한다. 지난해 구글은 첫 스마트워치 픽셀 워치, 스마트폰 픽셀7 시리즈를 비롯한 새로운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구글은 올해도 픽셀 폴드, 픽셀 태블릿 등 다양한 신제품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안드로이드 14와 같은 새 소프트웨어도 이날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픽셀 7A도 구글 I/O에서 공개될 신제품 중 하나로 거론된다.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보통 구글 I/O에서 공개됐기 때문. 픽셀 7A는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 픽셀 7 시리즈 라인업에 속한 보급형 제품이다. 엄밀히 따지면 보급형과 플래그십 사이에 있는 제품이다. 일부 기능이 떨어지지만,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동일해서다.
그러나 올해 구글 I/O에서는 픽셀7A를 기대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이미 픽셀 7A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이 유출됐다. 픽셀 7A의 사양부터 디자인, 심지어 실제 제품을 다룬 리뷰까지 등장했다. 물론 구글이 신제품 정보 유출 단속에 취약한 편이긴 하다. 그러나 픽셀 7A 사례는 선을 넘었다. 사실상 제품이 통째로 유출된 것과 같다.

3월 13일(현지시간) 외신 드로이드라이프(Droidlife)에 따르면, 올해 초 ‘징 뉴스(Zing News)’라는 베트남 매체가 실제 픽셀7A를 리뷰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징 뉴스는 베트남 현지 소식통으로부터 픽셀 7A를 입수했다고 알려졌다. 이를 인지한 구글이 픽셀 7A를 원격으로 잠갔지만, 해당 매체는 그 전에 기기 세부 사항을 전부 확인했다.
이번 유출은 실물 픽셀 7A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픽셀 7A 디자인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플래그십 픽셀 7 시리즈와 비슷하다. 픽셀 7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가로 방향으로 길게 뻗은 후면 카메라 범프다. 다른 스마트폰에선 사용하지 않는 디자인이다. 픽셀 7A는 이를 그대로 계승했다.
후면 기준 좌측에 두 개의 후면 카메라가, 우측에는 카메라 플래시가 위치한다. 이 때문에 픽셀 7 시리즈 중에서도 기본 모델과 상당히 흡사하다. 준플래그십에 속한 만큼, 소재도 나름 신경 쓴 듯하다. 측면은 금속 소재를 사용했으며, 후면은 유리 재질이라는 설명이다. 자세히 보면 후면에 희미한 패턴이 새겨져 있는데, 사선을 교차시켜놓은 형태다.

이외 눈여겨 볼만한 디자인 요소는 없다. 우측에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하단엔 두 개의 스피커와 충전·데이터 전송용 USB C 단자가 있다. 안테나 선 위치는 조금 독특하다. 상단부 측면 프레임에 있다. 아마 픽셀 7 시리즈가 지닌 차별 요소인 듯하다. 보통 스마트폰 안테나 선은 측면 좌우 프레임에 있다.
확인된 사양은 이전에 유출된 정보와 상당수 일치한다. 먼저 디스플레이 크기는 6.1인치며, 최대 9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메모리(RAM) 용량은 다소 아쉬운 8GB, 저장 용량은 128GB다. 후면 카메라는 광각·초광각 렌즈며, 모두 1200만 화소다. 추가로 앞서 유출된 정보를 더하면, 최대 해상도는 FHD급이고 소니에서 만든 이미지 센서를 사용할 전망이다.
아쉽지만 아직 AP 종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글이 픽셀 A 시리즈 전략을 수정하지 않았다면, 텐서(Tensor) 2세대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소식은 구글이 신제품 유출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지난해 구글은 하드웨어 역량 강화를 약속하며,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픽셀 워치가 대표적이다. 픽셀 워치는 출시 반년 전 누군가 식당에 두고 간 시제품이 포착됐다. 하반기 신제품 공개 행사 메이드바이구글(Made by google) 바로 전엔 실물 제품이 유출됐다. 픽셀 7 시리즈는 출시 전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베이에서 팔리기도 했다.
앞으로 출시할 픽셀 폴드, 픽셀 태블릿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누군가 픽셀 폴드로 추정되는 제품을 사용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픽셀 태블릿은 지난해 말 실제 제품 이미지가 통째로 유출됐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예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픽셀 4는 런던 지하철에서, 픽셀 3XL은 택시 뒷좌석에서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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