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 출처 : Shutterstock )
13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Gizmodo)는 게임 음성 채팅 앱으로 알려진 디스코드(Discord)가 서비스 약관 중 개인 정보 처리 방침 목록을 조용히 누락시켜 잠시 동안 사용자들을 ‘불안’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3월 9일 디스코드는 자체 개발 ‘클라이드(Clyde)’ 챗봇에 오픈AI의 챗GPT(ChatGPT) 기술을 도입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업데이트된 클라이드 챗봇은 디스코드 사용자 물음에 답변이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채팅 기능을 갖춰 사용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했고, 사용자가 부재 중일 경우에는 채팅 내용을 요약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디스코드는 유해 콘텐츠 관리 기능인 ‘오토모드(AutoMod)’에도 AI 도구를 도입했다. 채팅에서 나눈 대화의 맥락까지 감지해 서버 규칙에 위반되는 사항을 발견하는 영리한 기능으로 사용자에게 위반 사유에 대해 경고하고 검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렇듯 디스코드에 AI 도구가 도입되면서 사용자들에게 편리함과 흥미로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개인 정보와 관련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철저한 개인 정보 처리 관련 방침을 내놔야 하는 것을 간과했다.
기본적으로 AI 도구는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학습한다. 따라서 만일 서비스 약관에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지침 사항이 기재되지 않다면, 사용자들은 디스코드에서 구동되는 AI 도구가 이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해 교육되고 있을 것이라고 간주할 수 밖에 없다.
2022년 3월 28일부터 2023년 3월 26일까지 해당되는 디스코드의 구 서비스 약관 내용 (출처: Discord)
작년 3월 28일부터 올해 3월 26일까지 해당되는 디스코드의 구 서버스 약관을 확인해보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영상이나 음성 통화 혹은 채널의 콘텐츠를 저장하지 않습니다”와 “귀하가 화면을 공유할 때 실시간 동영상 콘텐츠를 저장하지 않습니다.”라고 기재됐다.
하지만 11일 영국 매체 테크레이더(Techradar)는 3월 27일부터 시행되는 디스코드의 새로운 서비스 약관을 확인해봤을 때, 해당 문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미국 온라인 사이트인 레딧(Reddit)의 사용자도 조용히 변경된 개인 정보 처리 관련 정책 사항을 확인했다. 그리고 디스코드에서 음성∙화상 통화 시, AI가 녹음할 가능성이 있다며 디스코드의 달라진 방침에 대해 개인 정보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개인 정보 처리 관련 문구가 사라진 디스코드의 새로운 서비스 약관 내용(출처: Discord)
이번 사항에 대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빗발치는 상황이 계속되자, 디스코드는 하루만에 웹 아카이브 도구인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에 해당 문구들을 다시 추가했다.
디스코드 대변인도 이번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디스코드가 최근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서 조정된 문구를 게시했을 때 의도치 않게 사용자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을 인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개인 정보 보호 정책과 관련된 변경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된 명확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기재하고 개인 정보 보호 정책에 다시 해당 문구를 삽입하겠다며 개인 정보 보호 관련 문구 누락 이슈를 수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디스코드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해 위반 사항이 적발된 바 있다.
작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사용자가 ‘X’ 아이콘을 클릭해 디스코드 앱을 닫아도 백그라운드에서 디스코드 음성 채팅 방이 로그인 상태로 유지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로그아웃한 이용자의 음성이 디스코드 음성 채팅 방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사용자의 개인 사생활 침해가 발생된다.
또, 작년 프랑스 국가정보∙자유 위원회(CNIL)는 조사 과정에서 디스코드가 3년 이상 해당 앱을 이용하지 않은 프랑스 사용자 계정이 247만 4000개, 5년 이상 이용하지 않은 프랑스 사용자 계정이 5만 8000개가 여전히 보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문제들로 디스코드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8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AI 도입이 점점 확대되는 가운데,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 보호 관련 정책도 철저히 마련해야한다. 전부터 개인 정보 보호와 관련해 여러 지적을 받아온 디스코드는 이번 실수에 경각심을 느끼고 개인 정보 보호 정책 수립에 좀 더 신경써야 할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혜인,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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