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6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애플이 마이크로LED(Micr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계속 삼성에 의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LED란 미니 LED(Mini LED) 소자의 10분의 1 크기인 초소형 LED 소자를 적용한 디스플레이로,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미니 LED와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해당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더 나은 내구성, 효율성, 밝기 등과 같은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
거의 10년 동안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온 애플은 해당 기술 개발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애플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디스플레이 제조에 투입된 비용만해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는 애플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섣불리 출시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미루게 된 이유로 작용한다.
따라서 애플은 2017년에 유기발광다이오드 대신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아이폰 X(iPhone X)’ 기기 출시 계획을 세웠지만, 위와 같은 사유로 실패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애플은 여전히 내년에 애플 워치(Apple Watch) 기기에 마이크로LED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은 디스플레이가 요구되는 기기부터 천천히 도입하겠다는 애플의 의도로 파악된다.

그리고 차기 애플 워치에 탑재될 패널은 삼성이 아닌 LG와 샤프(Sharp)로부터 공급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실은 지난 1월, 로스 영(Ross Young)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의 최고 경영자(CEO)가 애플 워치용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기 위해 LG가 소규모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고 올린 그의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확인된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마이크로LED 기반 애플 워치 출시는 2024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로스 영은 블룸버그 통신과 엇갈린 의견을 냈다. 로스 영은 2025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반 애플 워치의 정확한 출시일이 아니다. 그동안 자사 기기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받아왔던 삼성으로부터 더 이상 의존하지 않으려는 애플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반 애플 워치는 원래 올해 출시 예정이었다. 하지만 역시 애플이 해당 디스플레이를 출시할만큼의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 그리고 애플 관계자들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더 큰 디스플레이가 요구되는 기기에 적용할만한 기술도 당연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이와 같은 이유로 점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하며 애플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애플이 삼성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애플은 LG와 샤프와 같은 공급업체에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제공받기 위해 이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OLED 기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기기를 출시하는 것이 최선이다. 근데 여기서 아이폰 디스플레이용 주요 공급업체는 삼성이다.
애플 내부 사정에 정통한 2명의 직원에 따르면, 애플은 LG에게 아이폰 12와 아이폰 13 일부 모델에 탑재될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애플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하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삼성에게 맡길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애플은 도대체 왜 삼성과 인연을 끝내려고 할까. 그동안 애플이 삼성으로부터 ‘갑질’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 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삼성이 애플 기기 개발자와 보안 담당자를 그들의 연구소에 출입하지 못하게 했고 애플 기기에 적용된 부품과 관련한 기술에 대해 질문하면 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는 행태를 보였다.
애플은 자사 혼합 현실(MR) 헤드셋과 폴더블 아이패드와 같이 먼 훗날에 출시될 기기의 경우, 소니, BOE, LG와 같은 공급 업체에 의존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와 맥(Mac)의 디스플레이는 삼성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이에 디 인포메이션은 향후 몇 년 동안 애플은 삼성에게 계속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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