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로이터연합)
서방 국가에서 틱톡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의회에서는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등장했어요. 이후 미국 연방과 주 정부에서 틱톡 금지가 확산했는데요. 현재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를 비롯해 20여개 주 정부가 관리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정부 관리의 틱톡 사용 금지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고려하고 있어요. 실제로 연방 의회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의 앱 마켓에서 틱톡을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요. 대체 틱톡은 왜 미국 정부에 눈엣가시가 된 걸까요.
‘중국 앱이라 개인 정보 유출 우려돼’…미국 정부가 틱톡을 금지하려는 이유
(출처: fivethirtyeight)
미국에서는 틱톡 사용자가 1억 명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Z세대 사이에서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인기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죠. 그래서인지 정부 차원의 틱톡 차단 움직임에 미국 젊은 세대는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해요. 만약 전 국민을 대상으로 틱톡을 금지하게 되면,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요.
자국 젊은 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앱인데도 미국 정부가 틱톡에 날을 세우는 이유는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중국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틱톡이 미국 사용자 정보에 접근해 이를 중국 정부에 넘길 것을 우려해왔어요. 만약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습득한 정보로 미국 여론 조작, 사용자 추적에 활용하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죠.
그런데, 지난해 6월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BuzzFeed)가 바이트댄스 중국 직원이 미국 틱톡 사용자 정보에 접근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라는 것이 확인됐어요. 지난해 10월에는, 바이트댄스 중국 직원들이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 기자 3명의 틱톡 사용 정보에 접근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타깃이 된 기자들은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중국 정부 간의 연관성을 취재하고 있었어요. 우려했던 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미국 정부와 의회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미국에 이어서 EU도…나날이 확대되는 서방 국가 내 틱톡 차단 기조
(출처: 로이터)
그런데, 틱톡을 차단하려는 건 미국만이 아닙니다. 지난 2월 2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관계자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어요. 이 결정에 따라 EU 집행위 관계자들은 오는 15일까지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앱을 삭제해야 합니다. 이는 EU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나온 틱톡 금지령이에요.
EU는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어요. EU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 조치는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부터 위원회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어요. 그러면서 다른 소셜미디어에 대한 보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틱톡은 ‘억울하다’는 입장…유럽연합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
(출처: Giphy)
EU 내에서 차단 기조가 확산되는 것에 틱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캐롤라인 그리어(Caroline Greer) 틱톡 공공 정책 책임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EU 집행위원회의 틱톡 차단은 잘못된 판단이며 오해에 근거한 결정”이라고 말했어요. 틱톡 측은 중국 직원이 유럽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중국 정부와는 공유할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유럽에서도 약 1억 5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이에요. 또한 이 지역에서 성장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규제 당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부 관리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에게 틱톡을 금지하는 겁니다. 그렇기에 틱톡 입장에서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유럽과 미국에서 플랫폼 퇴출 분위기가 형성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겠죠.
틱톡은 EU 규제 당국을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는데요. 회사는 유럽 사용자의 정보를 현재 짓고 있는 아일랜드 데이터 센터로 이전하겠다고 말했어요. 앞서 지난주, 회사는 아일랜드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 2곳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데이터 센터가 유럽 내에 있다고 해서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자국 사용자 정보를 현지 데이터 센터에 저장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중국 바이트댄스 직원들은 언제든지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거든요.
한편, 캐나다 정부도 틱톡의 개인 정보 보안 위험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어요. 조사 결과 플랫폼에서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견된다면, 캐나다에서도 틱톡을 퇴출할 수 있어요. 과연 틱톡은 현재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을까요. 서방 국가의 틱톡 퇴출 움직임은 한동안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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